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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뉴멕시코의 보물. 화이트샌드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 산타페 여행. 그래도 아쉬움이 가득하다. 작은 샵 하나하나 갤러리 하나하나 들러보았다면 아마도 1주일로도 부족할 곳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여행하는 것 중에 가장 재앙스러운 것은 간길을 그대로 돌아오는 코스다. 가급적이면 계획을 그렇게 잡지 않는게 스스로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지루한 고속도로를 똑같은 코스로 왕복한다는 것은 어쩌면 차에 대한 예의도 아닐 듯 싶다.


                                                                           <하얀모래로...~>

마침 뉴멕시코에는 화이트 샌드라는 독특한 곳이 남쪽에 버티고 있어서 코스를 다르게 잡을 수 있었다. 오래전 바다였던 곳이 육지로 되면서 온갖 조개류들이 만들어낸 순백색 사막은 이미지 검색 몇개만으로도 흥분하게 만든다.

각종 공군기지와 미사일 기지를 지나 (이 무수한 군사시설이 뉴멕시코의 외계인 발견과 같은 외계적인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화이트 샌드에 도달하기 직전, 국경과 군사시절이 가까운 그 곳의 일상일지 모르는 검문에 걸렸고, 별 시덥지 않은 여권을 소지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긴 시간을 붙잡혀 있는 '농락'을 당했다.

어디서도 국경을 건너는 일이 아니면 여권을 요구하지 않았건만, 외국인 규정을 들먹여가며 일정 범위를 벗어날때는 여권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전체주의적인 훈계까지 들어야했다.


                                                                                                    <모래,구름,하늘,사람의 조화>

지나고 든 생각이지만, 그 공포스럽고 더럽던 기분이 결국 화이트 샌드의 감동을 배가시키지 않았을까.

하얀 모래의 향연. 그리고 하늘과 구름이 조화를 이루면서 만드는 색. 느즈막한 오후의 빛 때문인지 유난히 더 하얗게 사막이 펼쳐진다.


                                                                                                           <사람들의 바쁜 흔적>

눈썰매장인지 사막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 끝없는 하얀 사구. 미끄럼을 타는 사람들. 아마도 순간순간 어디에 와있는 건지 잊게 할 만큼의 고운 모래가 가득하다.

발자국을 내기에도 미안할 정도로 부드러운 하얀 모래. 그래도 사람들은 늘 흔적을 남긴다. 사막은 분명 다음날이면 모든 흔적을 없애겠지만 말이다.


그 사이사이 나타나는 지독한 생명들.
곳곳에 난 작은 풀들은 잠깐잠깐 내리는 비에 의존해 사는 건지 아니면 모래안에 그래도 무언가가 들어있을지 열심히 고민할 필요는 못느낀다. 그저 그 생명력이 경이로울뿐.
사막 입구에는 꽤 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있고, 나름 보호와 교육용 시설들을 마련해 놓았다.

                                                                                                       
                                                                                                       <먹구름이 생명을 만든다>

하얀모래로 가득한 자동차 길. 마치 눈온듯 아이보리 빛깔로 뒤덮인 길. 사람들에게 공원시설로 제공된 그릴과 쉘터가 꽤 어색한 모습으로 서있다. 눈밭에 그릴이 설치된 느낌.

누가 이 곳을 5분 감동이라 그랬는지. 가지 말라던 이에게 살기를 느낄뻔 한 아름다움. 설령 5분 감동이라 하더라도 몇시간의 운전이 피로하지 않았던 곳. 화이트샌드 사막.


                                                                <여기까지 와서 고기구워먹을 사람이 있을까 싶다만....>


                                                                   <아무 흔적없는 모래. 그 위의 집요한 인간들의 흔적>


ps, 카메라 CCD 에 고운 모래 입자가 들어가버렸다. 참 이런 곳에선 치명적인 점박이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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