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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하이브리드 고원 산타페 1.


하이브리드가 대세란다. 차도 하이브리드, 사람도 하이브리드.
문화에서도 하이브리드가 대세란다. (물론 이론적인 하이브리드 컬춰에 대한 논의에 대해선 반대하지만..여튼 그말의 유행에 동의한다)

자동차로 너른 오클라호마, 텍사스, 그리고 뉴멕시코의 너른 평원을 8시간 달려 산타-페 (Santa Fe) 쌔너페 라고 미국영어가 가열차게 굴려서 발음하는 그곳에 도착했다.
구글 몇번이면 알 수 있을
"Fe" 가 왜 떨어져 있으며, 의미가 뭔지에 관해서 아직 알아보지 못했다. 참 게으르고 무심하다.

그보다는 별로 크지 않은 고원의 도시에 여러가지 문화가 녹아들어가 있는 그 모습을 기억하는게 바쁘다. 


                                                                                                                <다운타운, 인디언 박물관>

그것도 역시 잘 알아보지 않은건데, 아마도 이 도시에는 건축에 대한 어느정도의 가이드 라인이 정해져 있는 듯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집요하게 adobe 집이라고 불리는 멕시코 + 네이티브 (인디언) 스타일의 건축물이 가득하긴 힘들지 않을까?

호텔도, 식당도, 언덕위의 저택들도, 무수한 갤러리도, 그리고 아주 오래된 성당도 adobe 로 만들어진 황토빛 사각의 모양을 갖고 있다.

참 많은게 섞여있지 않을까. 아마도 이지방에 살던 네이티브의 문화가, 그리고 정복자 스페인의 문화, 또 그것과 섞여 들어갔던 멕시코의 문화가, 그리고 다시금 정착했던 이후의 네이티브의 문화가, 마지막으로 새로운 점령자 백인의 문화. 


                            <스페인 점령자가 세웠을, 미국이라는 나라보다 오래된 미국 땅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사실. 이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온 보람과 눈에 담아갈 그림들에 깊은 만족을 느낄 수 있을만큼의 새로운 모습이면서도 참 "사람" 스러운 모습이기도 하다. 
사람의 손자국이 남아있는 듯 한 모습. 자로 쟨듯 번듯한 것이 아닌 그 울퉁불퉁한 유연한 곡선의 사각은 사람의 손길을 느끼게 한다.

우리의 초가집의 벽과도 흡사한 황토의 벽은 어딜 들어가도 꽤나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고원이라 온도는 높지 않지만, 뉴멕시코의 강렬한 햇살은 아마 이렇게가 아니었다면 막기 힘들었지 않았을까..

그런 기후와 사람의 삶이 어우러진 건축이 이제 하나의 상징이 되고 문화 상품이 되어 도시를 통일감 있는듯 또 다르게 꾸며놓는다. 


                                                                                                   <로레타 호텔, 음... 그냥 구경만..>

이것이 산타페가 갖고 있는 "미국에서 가장 독특한 도시"라는 영광 (이건 영광이 분명하다. 한국 만큼이나 미국 도시의 외관은 참 비슷하다. 물론 그렇게 대충 말해버리는건 무성의한 평가인게 사실이지만 말이다) 을 안겨주는 첫번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