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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philadelphia. 미국의 오래된 풍경.

         
꽤 오래전 버팔로에서 출발하여 펜실베니아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내려가 처음 맞이했던 필라델피아를 다시 찾았다. 누군가 와서 동부 관광을 시켜드려야 하는 상황에서 워싱턴DC와 뉴욕을 묶어가다보면 필연적으로 한묶음이 되는 도시.
사실. 한 묶음으로 놓기에는 참 볼게 많은 미국의 오래된 풍경들을 담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상징. LOVE>


오래된 곳에는 우아한 풍요로움이 남기보다는 새로운 안락함을 향해 탈출해간 자리를 허름하게 차지하고 있는 빈민들의 모습이 더 많이 남는다. 어쩌면 그래서 더 따뜻한 풍경을 이루는지도 모르겠다.

교외로 교외로 벗어나버린 백인 중산층들의 똑같은 모습의 삶을 이 오래된 도시에선 보지 않아도 될테니 말이다. 흑인과 이탈리안후손들, 그리고 아시안들이 어울어져서 만들어 가고 있는 도시. 그 속에 남아있는 백인들의 전통. 유산.

미국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 체제, 경제 체제를 고안해 놓은 곳.

필라델피아는 영국과의 독립전쟁에 관련된, 그리고 미국 첫번째 수도라는 역사에 관련된 공원 시설 (구 시가지의 독립공원) 과 그 뒷편으로 늘어선 다운타운 쇼핑가, 빌딩들, 그리고 Benjamin Franklin Parkway 라는 프랑스의 샹젤리제를 본삼아 만들었다는 일종의 주작대로를 중심으로 늘어선 고풍스런 도서관 박물관들이 어울어진 꽤나 웅장한 도시이다.


                                                                  <art museum 앞에서 본 benjamin franklin parkway>


프랭클린의 도시라고도 할만큼 그의 흔적인 많은 이 도시는 오래된 도시답게 명문대학과 박물관 공원들이 잘 어울어져있다.
물론 요즘은 범죄율과 실업률등의 악명이 높아가지만, 여전히 동부의 대도시 자존심을 지켜가고 있다. 뭐 필리스가 작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한게 관련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 그리고 올해부턴 박찬호가 필라델피아에서 뛴단다.


     <몇년째 하는건지 갈때마다 어딘가를 고치고 있던..필라델피아 시청. 권위적이지 않아 보여 좋았던>


다운타운 뒷편 허름한 한국타운도 박찬호 사인 받느라 바빠질지.. 아니면.. 늘 백인들 흉내내기로 교외로 몰려나가는 한인들의 특성상 뉴저지 쪽의 필라델피아 교외의 한인들 가게들이 박찬호 혜택을 더 받을지는 모르겠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필라델피아는 명문팀들을 많이 갖고 있다. 농구 76ers도 풋볼 이글스도..난..이글스의 도노반 맥넙이 좋다..ㅎㅎ>


짧은 미국 역사는 피곤하게도 다른 나라와 같은 두께의 역사책을 만들다 보니 온갖 디테일이 다 들어 있는 역사 교과서들을 만들어낸다.
그 교과서에 즐비하게 나와있는 아주아주 자세한 필라델피아라는 역사적 공간에 대한 설명은 알아서들 찾아보시면 될 듯 하다. 다만, 이방인의 눈에는 여전한 고고학 발굴현장들이 신기하게 들어올 따름이다. 


                             <공사현장같은 발굴현당. independent park 안 한편에선 여전히 발굴이 이뤄진다>


상식적인 선에서 미국이란 나라에 백인 정착이후의 고고학이 무슨필요가 있을까 얼핏 생각하게 하지만, 너무 긴 역사적 시간만을 계산하는 우리에게 300년 정도의 시간은 너무 짧게 느껴질 따름이지, 그 시간 역시 수많은 기록들이 충분하게 소실될 시간이고, 수많은 흙이 원래의 자리를 덮어 올릴 수 있는 시간이라는 당연한 생각으로 신기한 마음을 접느다.  예전 인류학과 시절에.. 뉴욕시 현대고고학에 대해 잠깐 배웠던 기억을 되살려본다.

록키가 새벽마다 열심히 뛰고 괴성을 지르던 도시. 필라델피아다.


    <원래도 좀 또라이 영화였지만..이후에 시간이 가면서 완전 반공 개또라이 영화로 변질됐던 록키 시리즈. 그 1편에서 실베스타스텔론이 새벽마다 대차게 뛰어서 올라오던 art museum 계단 위. 그 발자국이 새겨져있다>


 
                                                                             <필라델피아 구 다운타운에서 만났던 아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