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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권위의 공간배치. Washington D.C.


미국의 수도를 뉴욕이라고 아는 사람들때문에 스스로 아쉬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전에 토플공부하는데 워싱턴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해놓았던 지문이 있었는데,
무슨 프랑스 사람이 건축했다는 것과 포토맥 강의 범람지역이라 진창이었다는 것을 빼면 그닥 자세한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링컨기념관에서 바라본 national mall과 메모리얼 오벨리스크. 검프가 뛰어들던 그..곳.>
 


필라델피아에 이어 두번째로 수도로 지정된후 지금까지 이어져왔고, 모두가 알다시피 국회의사당 백악관 등이 그 속에 들어가있다.

얼마전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회의사당으로부터해서 링컨 기념관까지 다다르는 공간인 national mall 이 사람들로 가득 찬 모습으로 다시한번 인상깊게 남겨진 이 공간은

사실, 이와같이 권력의 등장이라는 모습을 담아내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60년대 반전 운동과 민권 운동의 군중들로 가득 메워진 "반권력"의 공간의 의미가 지금까지 더 큰게 사실이다.

어쩌면 오바마라는 유색인종의 권력 장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면 통하는 것도 있을수 있겠다.


<한국전쟁기념비, 기와지붕밑의 한 군인이 꼭 박정희같아 소름끼쳤던 기념비>
 


그런 반면에는 이 mall 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곳이 각종 전쟁 기념물들이다. 
그리고 이 mall의 마지막 부분인 링컨 기념관으로부터 포토맥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직선으로 나가면 알링턴 국립묘지가 자리잡고 있고 그 곳에는 미국의 각종 침략전쟁의 전사자들이 누워있다.


<링컨 기념관 뒤 알링턴 국립묘지 모습>


이것은 또 하나의 미국 역사가 갖고 있는 침략과 그에 대한 정당화의 권위적 해석을 담고 있는 공간이라는 증명이기도 하다.
그 증명을 무력적으로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는 그 유명한 5각형 건물 펜타곤도 바로 강건너 알링턴에서 진지를 틀고 있다.

즉 국회의사당이라는 권력과 제도의 정점을 가장 높은 곳으로 하고 (그 바로뒤로는 그 곳의 지적, 제도적 버팀목인 국회도서관과 법무부가 자리한다)


<국회도서관 내부. 화려함이 대단했던 곳>


내려오면서 재무부 등의 자본주의 유지기구들, FBI 등의 감시기구, 각종 박물관등 국가 상징기구, 백악관이라는 최고권력 공간, 그리고 역사를 상징하는 각종 기념물들이 자리한다. 

즉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통성을 세워주는 아주 권위적인 공간인 셈이다. 이는 아마도 여타 다른 나라들의 수도와도 흡사하리라 생각된다. 


<부시와 더불어 경제말아먹음에 힘들 더해주셨던 그린스펀이 의장으로 있던 연방준비기금>


우리의 경우도, 짱박혀 들어간 청와대를 정점으로 건물만큼이나 어설픈 정부종합청사, 그리고 그 나라를 지탱해주는 "미국 대사관" 이 광화문 대로에 놓여있는거 보면 뭐 비슷한거라..말해야되는건지 마는건지. 

대표적인 나라로는 베이징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자금성과 천안문의 역사적 상징과 인민 대궁전의 권위적 상징, 국립 박물관이라는 역사적 상징이 천안문 광장을 구성하듯이 말이다. 

이 national mall 의 뒷편에는 워싱턴의 또다른 여러모습들이 있다. 미국에서 살인률이 가장 높은 도시로서의 모습과 각종 외교 공관의 아름다운 모습, 그 덕분의 온갖 나라 음식점이 즐비한 거리들 등등. 

그래도 뭐니뭐니 이 도시를 기억케 하는건 아까도 말한것과 같이, 민중들의 힘을 결집시킨 1960년대 미국의 진정한 합중국적인 힘이 아니었을까..

그 모습을 이제는 되찾고, 무서워서 백악관 문 꼭 닫고 관광객도 차단하는 그런짓을 더이상 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수학여행객들.. 자랑스러워할 것보다 부끄러워해야할게 더 많을지 모른다는 것을 이들도 좀 배워야할텐데, 미국 역사책은 여전히 자랑스럽게 콜럼버스의 발견과 서부개척을 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