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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라도) 하소서 보수라는 말을 참 많이 쓴다. 보수파란다. 보수주의란다. 보수적이란다. 개개의 가정에서는 이 보수는 아직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생활에서의 보수는 눈에 보이는듯 하다. (흔히 자신을 진보적이라 하는 사람중에도 보수적인 사람은 부지기수다. 매일 같은 식당밖에 가지 않는 것도 보수이다. 대학시절을 그리워하며 그때의 감성만을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것도 보수이다.) 중요한건. 그런 보수가 거시 사회적인 측면에서 봤을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수라는 가치 자체에 대해 감정적 거부감을 기반으로 하여, 태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나로서 보수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나. 그 보수가 매일 외쳐지는것에 반해 아주 빈곤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상황이 안타까워서 그저 씨부려본다. 제대로 보수해서 제대로 싸워볼 기회조차.. 더보기
죽음이 생동하는 곳 3. 지질학에 대해 아주 고딩스러운 지식만 갖고 있는 내가 주절주절 지질학적인 용어를 남발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다. 그저 온천이 들끓고 움푹패인 협곡이 있는 것으로 보아, 꽤나 "어린"지형임은 분명하려니 생각해본다. (이런저런 안내 게시판과 설명서를 읽어보고 정보를 주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사이트도 너무 많이 하니 나의 비전문적 지식은 역시 공간낭비란 생각을 한다) 스머프를 잡아먹기위해 스프를 끓이던 가가멜의 냄비같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회색빛 간헐천부터 옥빛의 아름다운 온천까지 갖가지 온천을 보고 다른 한편 (아마도 동쪽)으로 돌아들어가면, 곳곳이 깊숙히 (매우 웅장하게) 패인 협곡과 폭포들이 나타난다. 폭포라면 버팔로에 살면서 늘 가까이 보던 나이아가라 폭포의 거대한 규모를 그저 떠올리곤 했지만, .. 더보기
죽음이 생동하는 곳 2. 사실. 소위 설명문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내게 친절한 소개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그저 생각의 흐름대로 글쓰기에 익숙한 내게 구구절절한 설명은 참 거추장스럽다. 그저 이 정도만.. 옐로스톤은 1년중 반 정도만 여행객들의 일반적인 접근을 허용하는 국립공원인 만큼 한 여름에도 상당히 쌀쌀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곳이다. 가는 길 곳곳엔 언제든지 차단 가능한 바리케이드가 있고, 보통은 10월에서 4월까지 이 바리케이드가 바빠진다고 한다. 우리는 와이오밍 주를 통해서 접근했으나, 서부 사람들은 몬태나주 혹은 아이다호주를 통해 접근하곤한다. 우리가 거점으로 삼고 숙식을 했던 웨스트옐로스톤이라는 작은 마을은 몬태나 주에 속하고 여러가지 기념품점과 "중국식당" 을 비롯한 그닥 맛도 가격도 만족스럽지 못한 식당.. 더보기
죽음이 생동하는 곳 1. 죽음이 살아움직인다... 는 말은 그 자체가 모순이거나 아니면 매~우 끔찍함을 연상케한다. 8월. 그 곳은 살아 움직이는 자연속에서 죽음이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진행되는 공간이었다. 2-3년전 부터..이곳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루머가 돌았는데 그중 하나가 옐로스톤이 곧 자연휴식년에 들어가고 무려 50년 후에야 재 개장 한다는 것이다. 얼추 계산해봐도 보더라도 정상적인 몸으로 보긴 힘들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몇몇 극성맞은 아이들은 국립공원 사무실에 전화도 해봤다지만 그건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는 얘네 다운 안일한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어쨌든. 그 곳 옐로스톤에 다녀왔다. 콜로라도를 거쳐 황막하고 우울했던 와이오밍을 가로질러 그곳에 도착했다. 멀리서 보이는 유황연기가 소문으로만 듣던 곳에 도착.. 더보기
부시의 대단한 운동신경 하여튼 쥐새끼 같은 놈들은 뭐든 잘 피해간다. 웃을 수만은 없던.. 이라크 사람들의 분노.. 아니 전세계의 분노가 신발 속에 담겨 날아갔다. 함께 느껴요! http://www.youtube.com/watch?v=bQAI9fNWBD8 이건 미국 어느 블로그에 올라온.. 크리스마스 기념 패러디.. 더보기
저작권의 자가당착 저작권 안내 메일을 받았다. 실소를 금치 못해... 오랜만에 이 공간에 글을 쓴다. 노래방에서 부른것도 올리면 때론 저작권이 위반된다고 한다. 샘플 음악을 올려도 저작권이 위반된다고 한다. 아마 물론 여기에 내가 올린 몇 음악들 -직접구입한 CD 에서 리핑해서 올린 음악들도 저작권 위반에 걸려들 것이다. 아직도 좀 미련하게도 CD 를 사서 듣는 내게 저작권 협회에서 상같은걸 줄 필요는 없다. 음질에 대한 고려와 음반 전체를 보고싶은 마음 때문이지 저작권에 관련된 것들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창작자의 입장에선 존중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그만큼의 보상과 보호가 없으면 창작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건 자명하다. 하지만, 저작권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로 전방위적으.. 더보기
해질녘 yellowstone. 하루가 정리되는 시간. 강가에서 본 프라잉 낚시 옐로스톤의 저녁 햇살이 가을빛을 낸다. 가끔..여행을 하다보면.. 해가 떨어질 즈음에 마음이 불안해지곤 한다. 여행의 설렘이 일종의 두려움으로 변하는 것이다. 빛은 그럴때 조화를 부린다. 저녁 빛은.. 때론 무척이나 우울하게 하곤 한다. 옐로스톤을 빠져나와 숙소로 돌아가던 길. 어둑어둑해지는 산길이 사실 조급함을 자극했다. 그무렵 볼 수 있었던..황금빛 저녁 마지막 햇살의 조화가 다시금 안정시킨다. 더보기
이사가기전날. 여름 2007. 북경. 미국에온후 8번째 이사를 떠날 하루 전날. 짐 무더기와 텅빈 책상에서의 컴질의 나른함. 이사가 늘 가져다 주는 가스통을 끌고 가는듯한 느낌의 찝찝함은 어쩔 수 없지만 홀가분한 느낌도 늘 시원하게 다가온다. 다가올 변화들에 대해 여전히 기대할 수 있다는건. 철이 없다는 것이다. 어렸을때.. 이사가기 전날 이빨이 흔들렸는데 웬지 이사 가기전에 빼야 할것 같은 마음에 힘껏 "뜯어냈던" 아씨바스런 기억이 스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