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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게

지속가능한 동네가게


동네가게를 이야기하면서 동네가게의 정의에 대해, 그리고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통의 공간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원론적으로 더 중요한 조건은 바로 지속가능성일 것이다.

Sustainability 라는 단어는 최근 환경운동에서 핵심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인데, 인간이 자연으로서 누릴 수 있는 조건을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가자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Sustainability에 대한 논의는 아직 환경에 국한되어있다. 하지만, 이는 지역에까지 당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는 개념이다. (출처 http://porena.blogspot.com)


이러한 지속가능성은 동네가게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환경 이슈나 지역성에 관한 이슈 모두 결국엔 현재의 사회경제적 토대인 자본주의에서 비롯되는 한 일맥을 공유하고 있는게 사실이고, 그렇다면 결국 지역이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자신의 다름을 유지해서 다음 세대에게도 새로운 다름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는가는 원론적인 조건이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문제는 자본주의의 생산관계 모순에서 비롯된 수많은 것의 표출이지만, 그 중에 가장 파국적인 현상은 결국 "고갈" 이라는 단어로 귀착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그것이 어떤것에 근본하고 있든, 결국 고갈이라는 것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재화의 생산을 위한 자원의 소비, 그리고 재화의 유통을 통한 소비. 결국 소비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자본주의는 모두의 공존이라는 개념은 애시당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어느 하나는 반드시 고갈 되게 되어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것이 자원의 고갈을 통한 환경의 파멸이 될 수도 있고, 각 개인의 파산이라는 금융 자본주의의 결론적 현상으로 갈 수도 있다.

자본주의에서 번영이라는 것은 하나의 기호로 의미화되어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자신이 번영이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종의 환각을 심어준다. 하지만, 번영의 반대편에는 늘 고갈이 있었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시장개척 당시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을 휩쓸고 간 자원의 착취를 통한 고갈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번영된 시장의 핵심 속에서 소외되어 장시간의 노동으로 삶의 에너지와 함께 물질적인 최소한의 보상도 고갈된채 살아가는 노동자 계급으로부터도 시작되었다.

이러한 고갈은 전형적인 자본주의적 현상인 것이다. 자연과 마찬가지로 그 일부인 인간, 그리고 인간이 창조해 낸 세상 역시 고갈이후의 복구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때로는 아예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이상 고갈 되기 전, Sustainabl 한 환경과 사회를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성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최소한이자 적극적인 실천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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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말하는 동네가게 역시 그러한 지속가능성에 기반해야 함을 강조하고싶다.
동네가게라는 공간은 지역의 경제가 유지되고 지역의 최소한의 삶이 보장될 때 가능한 공간이 된다. 월마트나 맥도날드와 같은 곳은 특정지역의 상황에 약간의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대체로 별 영향없이 재빠르게 새로운 시장을 구축 할 수 있는 자본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동네가게는 그렇지 못하다. 동네가게는 그 공간이 자리잡고 있는 기반이 흔들릴 경우 손쉽게 무너질 수 있다. 요즘 지자체의 모라토리엄이 유행처럼 번지며 정치 퍼포먼스화 되어가고 있는 때, 사실 정말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 이전 지자체를 담당한 권력의 문제보다는 어쩌면 그 곳에서 폭풍처럼 영향을 받는 지역 주민의 삶이어야 한다. 한 지역이 쇠락이라는 단어로 손쉽게 표현되는 상황을 겪을때 동네가게는 그 존립의 근거 자체를 위협받게 된다.

동네가게가 가진사람들의 좀 다른 소비 성향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공간이 아니어야 한다고 누누히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런 측면이다. 이러한 경우 상업적 논리에서 성공을 할 수는 있지만 결국 지역의 기반 자체가 약할 경우 소수의 자위행위스러운 공간, 혹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사상누각같은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동네가게는 무엇일까. 그것은 지역주민들의 삶을 건강하게 - 정신과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는 매우매우매우 추상적이다. 이런것에 대해 구체화 된 것이 여러형태의 조합인데, 이러한 조합이 과연 얼마나 활성화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제시될 근거는 없는듯 하다. 그렇다면, 시장과 어느정도의 타협을 취한 형태인 조합에서도 또 한번의 타협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부정적이기만 하다.

원론적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지속가능성. 사람들의 자원이 고갈되어 더 이상 그곳을 유지시켜줄 상호작용 interaction 이 불가능 할때 동네가게는 존립근거를 상실할 것이라는 원론.
그 원론에서 둘러봐야 할 공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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