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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게

이주자. 구역 나누기. 다름의 공존 세계 곳곳에서 이주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대도시들은 그 인구집단들이 새로운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 이주와 정착의 역사가 깊은 미국에서 그 인구집단들은 꽤나 또렷한 경계선을 갖고 지리적으로 분리된다. 이러한 지역분할은 미국의 segregation (분리) 라는 대표적 차별로 해석이 되곤 하지만, 문화적으로는 다양성 공존의 궁극적 형태라는 생각도 해본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동네" 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그 동네의 지배적 민족이 누군지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 되곤 한다. 지역이 민족적으로 구별되어지고 있는 모습이 전통적 의미에서 "섞여살아야 조화로운 것" 이라는 개념에는 반하는 것이지만, 사실 그 섞여살기가 내포하고 있는 지배계급의 문화지배를 이해해 보았을때, 그렇게 분리되어있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 더보기
시골과 문화. 자본의 흐름. Darcy 님께서 서울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은 당진에 계시면서 시골의 문화적 빈곤을 푸념하셨기에.. ㅎㅎ 그냥 몇자 끄적여본다.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내가 이야기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한 면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한국에서 말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고, 군에 들어간 이후에야 서울을 아주 살짝 벗어나 경기도에서 살았지만, 학교도 직장도 다 서울에서 다녔던 내게 "한국에서 지방살기" 가 정녕 무엇인지 안다고 얘기하면 "ㅉㅉ 서울쉑히" 라는 말을 들어먹기 딱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미국 생활은 철저하게 시골의 삶이었고, 뉴욕과 같은 도시와 시골의 문화적 격차는 한국과는 또다른 차원의 문제를 갖고 있는 나라이다보니 꽤나 경험이 있다고 해도 무방하리라 싶다. (미국과 한국의 문화격차가 다른 차원이라고 한.. 더보기
공론장. Context. 만져짐. 동네 가게들을 탐험하고자 하는데 있어서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첫째는 대안 소비 혹은 이념 소비의 가능성, 둘째는 다양성 확보의 방법, 그리고 셋째는 공론장 형성의 가능성이다. 이 세가지 모두 매우 이론적이며, 철학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실용적인 측면에서 접근되고 있다. 동네가게에서 공론장을 떠올리는 이유는, 어쩌면 당연스럽게 하버마스의 18세기 서유럽에서의 공론장 형성에 관한 논의에서 근거할 것이다. 영국에서의 커피하우스에 모여들던 부르조아 지식인들, 그리고 프랑스의 살롱에서 술을 나누던 계몽주의의 산물들. 이들이 형성한 부르주아 공론장은, 이후에 후기 산업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오며, 더욱 공고해진 자본주의의 성채를 망연자실 바라보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지식인들에게 꽤나 로망처럼 받아들여지는 대안적 상황인 .. 더보기
지속가능한 동네가게 동네가게를 이야기하면서 동네가게의 정의에 대해, 그리고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통의 공간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원론적으로 더 중요한 조건은 바로 지속가능성일 것이다. Sustainability 라는 단어는 최근 환경운동에서 핵심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인데, 인간이 자연으로서 누릴 수 있는 조건을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가자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Sustainability에 대한 논의는 아직 환경에 국한되어있다. 하지만, 이는 지역에까지 당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는 개념이다. (출처 http://porena.blogspot.com) 이러한 지속가능성은 동네가게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환경 이슈나 지역성에 관한 이슈 모두 결국엔 현재의 사회경제적 토대인 자본주의에서.. 더보기
keep it local 돈이 차고 넘치시는 분이 취미삼아 연 가게가 아닌한, 동네가게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장사가 그렇듯 손님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일일 것이다. 월마트 같은 대형 마켓이야 굳이 부르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가는 것에 더해 광고에 전단지 쿠폰까지 자본의 물량으로 손님을 확보하는게 별 어려움이 아니겠지만, 간판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별 수단이 없는 동네가게에게 마케팅이라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일 것이다. 시장경제에서 장사라는 것을 한다면 당연히 마케팅은 있어야 할 것이고, 고객의 확보는 필수적인 일이 된다. 이 역시 개별의 노력에만 맡기는 것은 우리 동네가 우리 동네만의 색을 유지하는 작업을 또 개인의 영역으로 한정짓는 일이 된다. 조합화된 동네가게가 아닌 개인들의 동네가게인 현실적 한계는 있지만.. 더보기
컵케잌을 둘러싼 소비의 양극화 아기가 나온지 한달이 훌쩍 지났다. 뜬눈으로 지샌밤의 피로와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가볍게 눌러버리는 귀여운 짓을 보며 부지불식간의 한달이 지난간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좀 외출도 해야겠다 싶어 이곳저곳을 다시 돌아다닌다. 임신성당뇨로 고생했던 와이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자 몇번 들러봤던 컵케잌 동네가게로 갔다. SaraSara. 살구 컵케잌 모든게 하얀색으로 꾸며진 이곳은 마치 사진 스튜디오에 온듯한 느낌을 주고, 갓 구워낸 컵케잌들일 지속적으로 진열된다. 각종 과일과 천연향이 입혀진 크림과 빵 덕분에 꽤나 인기가 많은 듯 하다. 나같이 단거 싫어하는 사람도 한 반개정도는 먹을 수 있는 것 보면 (참고로 다른 건 한입먹으면 끝이다) 별로 달지도 않다는 것이겠지 싶다. 사실 이 가게에 대해서는 다른 어느것도.. 더보기
자본주의에 대한 시더운 논쟁. 동네가게에 대해 종종 글을 쓰면서 하고자 하는 생각은, 모두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다름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다. 인류는 자본의 시대를 겪으면서 획일화 동질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Globalization 이라는 거대한 유사하기의 프로젝트를 맞이하고 있다. 그 동질화의 토대인 자본주의. 그 곳에서 다름의 추구는 과연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일면 무관해보이는 한 인류학 책 이야기로 생각의 두뇌를 괴롭혀본다. -- 프린트의 발전과 함께 출판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모국어 (Vernacular) 의 이용이 확산된다는 시대맥락적인 개념에서 시작한 이 이론은, 사람들이 같은 내용을 멀리서도 동일 시간대에 읽을 수 있는 동시성 (Simultaneity) 을 통한 동질화 (Homogenization.. 더보기
Cafe Cubana. 를 보며 잡념. 털사 체리스트릿 (15번가) 한 가운데라고 할 수 있을 위치에, Cafe Cubana 라는 커피집이 자리잡고있다. 아침겸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 전날 들렀던 동네 커피 가게는 문을 닫았고, 얼핏 샌드위치 같은 것을 파는 델리 같이 느껴져서 지나쳤던 이 꾸바나.. 카페에 들러 커피를 들고 나왔다. 머리가 아득해질정도로 뜨겁던 날. 우린 모두 오클라호마 오븐구이 -.- 뭐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고,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그저 간단한 몇가지 질문만을 할 수 있었다. 커피는 중남미 곳곳에서 (과테말라,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등등) 사온 그늘에서 기른 유기농 공정무역 상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미국의 여느 쿠바 관련 가게들과 다름없이 이 가게도 쿠바의 유명한 시거들을 팔고 있었는데, 이 가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