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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죽거림

미국사회의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


오늘 학교 신문에서 이곳 Univeristy of Oklahoma 에 Students for Democratic Society 그룹이 재결성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읽었다.

1960년대 미국에서 베트남전 반대운동과 참여민주주의 민권운동 등을 주도하던 대표적 그룹인 SDS 가 1970년대의 정치 사회적 반동화의 물결속에서 사라진후

미국은 신자유주의의 주창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사회는 급격히 보수화되었다.

그러던 SDS 가 지난 2006년 마틴루터킹기념일에 재결성 되었고, 각 학교에 지부가 설립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는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미국에서 대학은 여전히 진보의 해방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연구대학에서는 지금도 꾸준히 활동하는 진보적인 지식인들의 생산물과 강의가 제공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자체가 굉장히 보수적인 중남부 지방에서는 동부나 서부의 대학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보수적인 기독교 그룹이나 공화당 지지 대학생 모임등을 찾아 볼 수 있다.

이곳 오클라호마대학도 그 규모를 고려해 봤을때  다른 지역의 대학에 비해 상당히 보수적인 곳이기도 하기에 이번 SDS 지부 결성은 미국 사회의 작은 변화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경쟁속에 살아남아 나의 풍요로움을 즐기자는 신자유주의의 보수적 이데올로기가 80-90년대 청년들에게 대세였다고 얘기하기에도 너무 과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예 그런 저런 것들에 무관심한채 본인의 안위에 빠져있던 청년세대들의 시기가 지나가고,

부시의 연속된 실정과 함께 찾아온 도덕적, 경제적 위기에 대한 새로운 청년세대들의 작은 고민이 시작 된 것이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60년대의 SDS 가 주로 정치 투쟁을 중심으로 했다면, 2000년대의 SDS 는 부문화되고 다양화된 세상만큼이나, 성적 소수자 보호, 전쟁반대, 환경, 의료, 학자금 대출 상환 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생활 투쟁을 전개해 갈 것이라 한다.

얼마나 성공적일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고 분절화된 세대적 특징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리 밝지는 않지만,

시작의 발걸음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만큼은 알려주리라 기대해본다.

한국 사회에서 20대의 보수화에 대해 논한다.
IMF 를 어린나이에 바라보면서 나는 아버지처럼 되지 말아야 한다. 나만큼은 생존해야 한다. 나만큼은 잘살아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적인 선택을 했던 20대들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도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어떤 종말을 맞이할지 슬슬 도덕적 위기를 시작으로 경제적 위기까지 목도하고 있다.

이 속에서 우리에게서도 새롭고 의미있는 움직임이 있길 기대해 본다.

미국 사회가 20여년이 넘게 청년 운동이 거의 고사당해있었던 것에 비하면, 한국은 훨씬 희망적인 변화를 갖고 올 수 있다는 낙관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