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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토론토의 재활용 공간. 토론토 차이나 타운이 시작되는 Spadania 길 남쪽 입구. 그러니까 돔 경기장을 지나 조금 북쪽으로 올라가면, 예술과는 그닥 상관없을 것 같은 거리에 한 오래된 건물이 하나 있다. 401 Richmond. 둔탁한 외관. 예술의 공간임을 알리는 최소의 장치. 1899년에 최초로 지어져서 몇번의 확장을 거쳐 이루어진 이 건물은 애초에 캔 겉면을 인쇄하는 공장 등으로 활용되던 곳이었지만, 1994년 소유주의 파산으로 인해 전혀 새로운 공간으로 진화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재활용 작품이 입구에서 재활용공간을 찾은.. 사람들을 맞이 한다. PET 병 주둥이로 만든 작품 기존의 배치에 색을 조화시켜 한껏 예술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낸다. 새롭게 건물을 소유하고, 이 공간을 예술과 관련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 사람의.. 더보기
문열린 토론토. 토론토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한동안 살았던 내게 토론토를 다시 가는게 대단한 설레임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오래된 기억의 공간을 찾아가는 긴장은 존재했던 여행. 그저 긴 여행의 일정 속에 맞춰져있었던 토론토에서의 스케쥴이 마침 일년중 가장 큰 행사중 하나인 기간에 걸리는 행운을 누린다는 것은 참. 낭만적인. 일이다. "Doors Open Toronto" 라는 행사가 열리는 주말 이틀. 우리는 토론토에서 "배회"를 시도했다. 몇몇 성의 없는 사이트들은 (주로 어학연수 사이트) 토론토의 주요건물이 개방된다. 라는 말로 간단히 설명한 이 행사는 그렇게 표현하기에는 규모가 대단하다. (이게 벌써 10년째 행사라던데.. 난 사실 근처에서도 몰랐다. 여행은 때론 집요해야한다) 토론토 법원. 판.. 더보기
사람. 도시속의 시선. 요즘 Picasa 를 하거나 Facebook 을 하면 사진에 얼굴인식을 통한 인물 Tag 달기가 유행인듯 하다. 오래된 친구 같은 부부. 부부? 친구? 뭐 사실 모르겠다. May 2009. Toronto. Spadania Meseum 난 여행을 할때면 초상권 침해 행위를 즐겨한다. 그저 부끄러운 짓을 찍거나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파파라치가 아니기때문에 큰 해가 되진 않는다는 말로 합리화시키고 있지만, 찍을땐 늘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한글로 된 사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 외국인들의 얼굴이 그들 주변으로 흘러갈 염려가 없다는 합리화도 시키곤한다) 얼핏. 불륜? 근데 사실 알고보니 이들이 오래된 친구같은 부부. 저 위에 분들이 불륜. 이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피카사에 사진을.. 더보기
사치와 공유. San Antonio 의 사설 미술관. 사실 어떤 스탠스를 잡고 평가해야할지 모르는 일이다. 문화의 소비자로서 좋은 상품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그저 감사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 어마어마한 사치에 대한 비판을 가해야 하는 것인지. 체제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의 차이일 수도 있도, 어쩌면 그저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다. 그만큼 사설 미술관이라는 공간은 복잡한 생각을 갖게 하고. 때론 그런 복잡한 생각을 갖는 것이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거추장스러움 일 수도 있지만, 또 거리에 나서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볼때 사치의 자위행위일 뿐이라는 생각을 감추기도 힘든게 사실이다. 흐린날. 정원. 연못. 미국에 살면서 각종 사설 미술관에 들르곤 한다. 똑같은 체인 상점들의 홍수속에서 꽤나 다름의 신선함을 주는 정신적 해방의 공간. 그 이면에 있는 자본주의의.. 더보기
텍사스에 사람이 살까? San Antonio의 사람사는 공간. 난 텍사스가 싫다. 그 땅의 황량함 만큼이나 사람이 황량한 그 느낌의 공간이 참 싫다. 한국에 있을때 TV 로 보던 텍사스 보안관과 그 동네 풍경 그리고 범죄자들의 모습도 참 싫었고, 텍사스 출신의 멍청한 카우보이 흉내를 자랑스럽게 내는 남부 침례교도 부시네 집안도 참 싫다. 어딜가나 사실 별 볼 것 없는 황막한 벌판에 대도시가 나타나면 드러나는 멋없는 고층 건물들 미국을 상징하는 "저멀리 다운타운" 을 잘 보여줄지는 몰라도, 그 어떤 인간들의 부대낌도 느낄 수 없는 성긴 모습이 참 싫다. ... 이건 참 불공평한 평가다. 그 속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도시속의 다양한 문화들... 그것들이 꼭 석유를 뽑아내는 펌프 속에 묻혀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난.. 몇가지 모습에 텍사스에 대한 진저리를 내버린다.. 더보기
동피랑의 연장된 삶. 이상한 성격을 지닌 나는, 텔레비젼에서 소개하는 그런 곳 가는 것을 꽤나 꺼리곤 한다. 그.. 우~~하고 몰려듦의 한명이 되고 싶지않은 "따"스러운 습성때문일 것이다. 드라마 촬영지와 같이 특히나 공간을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곳은 더더욱 그렇다. 많은 소개가 있었던 곳이고, 사실 대단할 것이 없을것이라는 게 자명한 공간이지만, 동피랑은 한번 가보고 싶었다. 어떤 사람들의 말하길, 한국의 산토리니.. 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따라 가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 공간이 반영하는 개발이데올로기에 대한 유쾌한 침뱉음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술적인 것을 예술로만 바라보았을때 나로서는 아무런 말 하나 더할 수가 없는 문외한이기에, 집 벽 곳곳에 때론 작게 때론 꽉 차게 그려져있는 그림들을 갖고 뭐라뭐라 평가하는.. 더보기
목적 여행. 경주. 경주는 세번을 가보았다. 아마도 중1때던가.. 잼버리라는 지금 생각하면 참 말도안되는 행사에 참여하러 한번 갔고, 고1때 모두가 가는 수학여행으로 갔고 그리고 작년, 오랜만의 한국에서의 여행이자, 일종의 신혼여행으로 경주에 가게되었다. 뭐. 60년대식..신혼여행말이다. ㅎㅎ 짧은기간의 한국방문에 외국으로 신혼여행을 간다는 건. 참 거추장스럽고 죄송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에 말이다. 그렇게 경주는 어떤 "목적"을 갖고 가게 되나보다. 늘. 석굴암의 연등. 색의 조화만큼만 바라는 일 이뤄지며 사시길.. 부산에 숙소를 잡아놓고, 바다에 발한번 담그지 않고 나서 경주는 생각보다 가까웠다. 경상도에 대한 이해가 현저히 부족한 내게, 북도 남도라는 행정적 경계가 멀게 느껴졌으리라 생각해본다. 무언가를 추억해보기에는 두.. 더보기
뉴욕. 소호. 사람의 흔적. 미국. 중남부. 그리고 교외지역에 산다는 것이 치떨리게 지루한 이유는 사람의 흔적은 온데간데 없이 "체인점"의 흔적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Suburb 라는 곳의 사회학적 상징은 부유하고 안전하고 그런저런 말로 설명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문화적 상징은 집에 짱박혀 텔레비젼 보다가 초대형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전국어디에나 있는 식당에가서 밥을 먹는 것을 말한다. 그럴때. 결국 척박하기 짝이 없는 서울을 그리워하게되고, 그속에서 뒤엉키며 진흙탕을 이루던 사람들과의 삶을 기억하곤한다. 뉴욕에 갈때면 하루정도는 그냥 무작정 걷기에 투자를 하곤한다. 물론 시간이 허락해야 하는 것이지만, 다행스럽게도 난 아직 하루정도는 만들만큼의 여유는 갖고 사는 것 같다. 유명한 건물과 미술관과 그런것들을 보는 것도 매력이지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