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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게

the art of local. 동.네.가.게.: 시작.

미국에 온지 8년이나 되었다.
공부에 대한 목적의식이 그다지 뚜렷하진 않았다.
"교착상태" 라고 표현할 수 있었던 그때의 무력함과 혼돈을 해결하길 희망했던 것 같다. 사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청년문화라고 표현되는 "반문화"를 배우려고 찾아온 이곳에서, 내가 반문화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근본적으로 되짚어야 함을 느끼게 된 것은 기억이 난다.

무엇을 가져가려 하는 것일까. 사실. 권력과 구조에 대항하는 또 다른 권력과 구조의 축을 구축하려고 경주해온건 아닐까. 그러면서 뭘 그런걸 배우나..

여전히 참 지독스럽게도 강하게 위력을 떨치고 있는 구조가 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으면서 내가 할 일은 구조에 대항하는 일이라고 "전통적으로" 믿어버리고 그냥 그대로 "해방 과정" 과 "해방 이후 공간" 에 대한 고민없이 고통스러운 당위만을 찾아나서야 하는 건지.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갔다.

지극히 사치스럽게... 두피로만 고민하는 시간들이 지나갔다.

그리고 그 사이 나를 둘러 싸고 있는 세상은 아주 급진적으로 "유사해져갔다"

"비슷해지기"

우리 세상은 신자유주의니 지구화니 네오콘이니 하는 정치경제학적인 단어들을 나열하며 피를 토하며 싸우는 동안 아주 조용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비슷해져가고 있다.

그리고 그 유사함은 욕망을 통제하며 구조를 강화시킨다.

자 구조를 깨자?!

포스트를 들고 안티를 외쳐온지 어언 40년이 지나가고 있다. 구조는 깨지지 않고... 네트워크는 점점 더 파편화 된다. 파편화된 해방이라는 자위행위를 40년을 하고나니 삶의 흥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권력을 구축해내는 또다른 권력은 지독한 엄숙주의때문에 자신의 생기를 잃었고
권력을 해체하여 각자의 해방을 추구하던 영혼들을 조약돌이 되어 뿔뿔이 물에 쓸려갔다.

다름의 힘은 각각의 다름이 서로 연결되어 다름을 확산할 수 있을때만이 의미가 있다.

-.- 아 정말 씨발 졸라 무의미한 말장난이라고. 그렇게 얘기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어쩌면 그 포스트- 하던 모던 보다도 반 프랙티컬 한 이야기일 수 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gray owl coffee. norman. ok.


하지만 다시 반문화를 고민하던 원점으로 돌아가면 된다.

다르다. 이게 원래 이런게 아닐텐데.. 뭐 좀 새로운거 없을까.. 아니 좀 다른거.

다름에 대한 추구는 그 어떤 권력적 운동보다 실천적이다. 유사함의 정숙한 신속함만큼 다르게 하기 역시 정숙하게 아주 신속하게 진행 될 수 있다.

그리고 시장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의 힘 만큼이나 일상의 생산, 소비, 소통이 연결된 다름의 네트워크 역시 강력할 수 있다.


 ...

이런 생각으로 글 쓰기 작업을 시작해 볼까 한다.
마무리 지어야 할 글과.. 책 작업과.. 새로운 생명을 기다리는 바쁨으로 인해 얼마나 잘 진행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를 수 있음의 희망과
그 다름이 연결될 수 있음의 희망과
연결된 다름의 확산될 수 있음의 희망과
확산된 다름이 갖게될 폭발적인 해방의 희망을 담고

지역. Local 이 갖고 있는 힘에 대한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대한 그리고 그 공간의 궁극의 지향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다.

동네 가게.
온갖 체인들의 세상.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아직도 건재한 세상. 비슷한 스타일, 비슷한 취향, 비슷한 욕망이 사람들의 순서를 정하는 세상.

그 곳에서.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을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앉아있는 동네 가게들.

그곳엔 각자 다른 이유로 찾는 사람들이 있다.
돈의 여유를 즐기는자.
다름에 대한 희망자.
다른척에 대한 희망자.
그게 취향인자.
소통의 새로운 살롱을 꿈꾸는 공론장의 신봉자.

까지..  
그 어떤 이유이든 간에, 월마트와 맥도널드의 소비 보다는 훨씬 다양한 이유와 모습이 있다.
그 다양함은 우리가 여전히 풀어내지 못하는 모던의 고민에 대한 해답이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동네 가게에 두 눈을 모아 매직아이를 만들어 본다.



.... 포스트 모던은 모던의 고민을 해결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