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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죽거림

미국 냄새 그리고 4대강의 냄새

얼마전 미국 친구와 이야기 하다가 그 나라마다 사람의 기억에 잔존하는 냄새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당연히 한국 사람인 나로서는 알 수 없는 한국 냄새가 있을 것이고,

나는 동네 중국 마켓을 가면 베이징 거리에서 맡은 냄새가 똑같이 들어온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국 친구는 그럼 너한테 미국 냄새는 뭔데 라고 물었고..

난..별 고민없이. chemical 이라고 대답했다.

미국에 처음 왔을때, 버팔로 공항의 냄새도 그랬고 대학교 도서관의 냄새도 그랬고 처음 입주한 아파트의 냄새도 그랬다.

똑같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 화학물질의 냄새가 머리속에 깊이 기억된다. 그리고 이제 그 냄새는 일상의 냄새가 되어 의식하지 않는한 두드러지지 않는다.

미국이라는 "현대적"인 국가가 그렇다. 현대적이라 함은 꾸준하게 쏟아져 나오는 상품을 사용하는게 미덕이 되는 것을 이야기하는 형용사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만큼 무언가로 이전의 것을 덮어버린다.

냄새가 나면 무언가를 뿌려서 덮어버리고

더러운게 묻으면 또 무언가를 뿌려서 덮어버린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중화되고 정화되는 느린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무언가를 뿌려서 덮어버리고 끊임없이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또 그 위에 무언가를 뿌려서 덮어버린다.

새로 등장하는 상품을 처리하기 위한 상품을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생산의 잔인한 쇠사슬인 것이다.


4대강 정비를 추진하면서 또 무언가의 인공물을 투여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번엔 로봇 물고기란다. 수질을 정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란다.

그대로 느린시간에 맡겨놓으면 자연히 정화될 물에 시멘트를 발라 넣으며 괴롭히다가 고쳐주겠다고 로봇을 헤엄치게 만들겠다는

발상 속에서는..

종말적인 재앙만 보일 뿐이어서,

그 "적 그리스도" 스러운 모습에 치가떨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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