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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뉴욕. 소호. 사람의 흔적.

미국. 중남부. 그리고 교외지역에 산다는 것이 치떨리게 지루한 이유는 사람의 흔적은 온데간데 없이
"체인점"의 흔적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Suburb 라는 곳의 사회학적 상징은 부유하고 안전하고 그런저런 말로 설명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문화적 상징은 집에 짱박혀 텔레비젼 보다가 초대형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전국어디에나 있는 식당에가서 밥을 먹는 것을 말한다.




그럴때. 결국 척박하기 짝이 없는 서울을 그리워하게되고, 그속에서 뒤엉키며 진흙탕을 이루던 사람들과의 삶을 기억하곤한다.

뉴욕에 갈때면 하루정도는 그냥 무작정 걷기에 투자를 하곤한다. 물론 시간이 허락해야 하는 것이지만, 다행스럽게도 난 아직 하루정도는 만들만큼의 여유는 갖고 사는 것 같다.




유명한 건물과 미술관과 그런것들을 보는 것도 매력이지만, 이곳에서 그저 사람을 보고 사람의 흔적을 보는 것이 참 즐거운 일이 되곤 한다.

대단히 예술적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길과 가장 어울리는 모습으로 놓여져있는 많은 작품들은 곱게 포장되어 전시되어있는 갤러리의 예술품들보다 더한 "감상"의 즐거움을 주고,
그만큼 사람과 공간 속에 묻어있는 일상의 흔적이 있어 좋다.







변화가 있고 생동하는 삶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곤 하는 낙서와 스티커들이, 정체된 교외의 "안정"된 삶을 매일 바라봐야하는 고통을 상쇄시켜주는 이 공간이 참 좋다.
이렇듯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갈때 사람이 배제된 세상에 대한 따뜻한 비판력이 생길 여지가 존재하는 것이다.
모두가 상위 5%의 비인간스럽게 정결하게 정리된 삶을 (물론 미디어를 통해 지극히 상징화되어버린 허위적인 삶이지만) 추구할때 과연 무엇이 변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면 소름이 돋아온다.




                          전쟁은 추악하지만, 전쟁반대는 아름답다.



                            맑스는 늘 새로운 옷을 입을 준비가 되어있다. 살아있는 철학의 조건.



                              말리형님은 오직 이곳에서 가능할 뿐이다. 월마트앞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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