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ntax

회색 섬. 몬트리올. 같은 행선지로의 여행을 여러번 가보는게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아마도 날씨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평생 단 한 번 가본 어떤 여행지는 일상의 삶중에 문득문득 떠올려지곤한다. 그런데, 시각의 마술은 내가 가본 그곳을 늘 그 날씨 아래의 풍경으로 기억세포에 저장일 시켜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여행기간동안 변화무쌍한 날씨로 다양한 빛의 각도로 공간을 조명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행운도 있지만, 사실 그리 쉽지 않다. (여기 오클라호마는 봄에 오면 손쉽게 가능하기도 하다 - 보너스로 종말적인 우박폭풍도 볼 수 있다)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에, 아주 먼 곳에 살면서 다녀왔다. 퀘벡까지 가는 일정상 결국 몬트리올은 오다 가다 두번 지나게 되.. 더보기
나이아가라. 주변부의 가치 (뭐. 나이아가라에서 폭포 빼고 구경하기와 같은 특이하다기 보단 바보같은 짓을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목적지"가 되지 않는 곳에 대해 돌아볼뿐) 그렇게 루이스톤을 지나 영스타운으로 (Youngstown)조금 더 올라가면, Fort Niagara 가 나온다. 1812년 캐나다를 점령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은 지속적인 영토 설정 문제로 전쟁을 벌였고, 뉴욕주 일대는 온통 그 전쟁의 흔적이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곳이다. 바로 좁은 강 건너 캐나다를 마주하며 지루한 전쟁을 벌였을 그 곳은 그래서인지, 강화도의 여러 진지들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메리칸 원주민에게 온갖 회유와 당근으로 전쟁참여를 독려하고 결국 전선에서 막심한 인명피해를 안겼던 두 점령자의 전쟁에 대해 경의를 표할 생각도 없거니와.. 더보기
핵심의 재설정. 나아이가라 주변 둘러보기. 이름이 나이아가라이고, 우리가 그곳으로 갈때도 나이아가라에 간다고 얘기를 하니, 그곳의 핵심은 나이아가라 폭포이지만, 뭐 꼭 그렇게 목적이 설정되고 그것이 종창이 될 필요는 없다. 그만큼 그것으로 파생된 아기자기한 목적지가 또 존재하는 법이다. 5월이면 뉴욕주의 모든 주립 공원들 (나이아가라 폭포는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주립공원이다. 캐나다에서도 온타리오의 주립공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은 주차료를 받기 시작한다. 콧털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혹독한 겨울은 마땅히 일할 분들이 없어서 그런지 자유롭게 빙판위에 차를 세울 수 있지만, 마지막 얼음이 구석구석 남아있는 5월이 되면 입장료 격인 주차료가 징수 되는 것이다. 거대한 드럼세탁기. 월풀. 이곳에서 성난 물살은 한풀 꺾인다. 물론 미국쪽보다 훨씬 관광지가 되.. 더보기
다시 나이아가라. 기억하기. 모든 글이란 것이 기억하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글쓰기를 미룬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기억을 쥐어짜면서 쓰지만 않으면 되니 말이다. 기억이 나는 것만 적어나가기에도 버거우리만큼 많은 삶 아닌가. 미국에 온 첫날 시차적응을 이유로 방향감각도 없이 끌려간 곳이 나이아가라였다. 물론 그런 기념비적인 날은 거의 기억이 나질 않는 법이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작은 흥분, 그리고 지긋지긋했던 것들을 조금은 털어냈다는 기쁨, 새로운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가장한 두려움, 이런 것들이 복합적인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기억의 세포들을 좀 먹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 머리속, 미국에서의 첫날, 나이아가라의 기억은 홍수 수위 조절을 위해 물을 방류하기 시작한 .. 더보기
Red Cup Coffee 끼리끼리 논다. 끼리끼리 모인다. 라는 말은 미국 이라는 나라에서 참 손쉽게 적용된다. 뭐 얘네도 birds of a feather flock togheter 라는 말이 있는거 보면 인지상정인것이 확실한듯 하다. 한국같이 좁은 곳에 모든 것이 몰려있고, 그러다 보니 공간 자체가 이데올로기적으로도 계급적으로도, 그리고 그냥 성격적으로도 분리되기 쉽지 않은 곳은 얼핏 끼리끼리 모이기 쉬울듯 하지만도 더 어려운게 사실이다. 반면 이 넓은 공간에 띄엄띄엄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체취를 찾아 멀리멀리 날아가 같은 둥지에 웅크리고 앉는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고 두뇌에도 여유가 없으신 많은 분들이 월마트와 맥도널드에 안착하듯 말이다. (물론 이 끼리끼리 넓은 공간을 자 대듯 나눠서 살고 있는 것은 지극히 미국적.. 더보기
퀘벡..... 여행. 다름. 그래도 역시 여행은 마음이 있어야 떠난다는게 흔한 사실이다. 돈은 늘 없고, 시간은 있다없다 하지만, 사실.. 마음은 늘 있긴 하다. 그저 시간이 없고 돈이 없음에 순간 찌들어버림에 가려질 뿐일 것이다. 그렇게 마음담아 다녀온 여행들을 하나하나 올리고 싶지만, 죽일놈의 게으름은 어쩔수 없어서 이렇게 또 1년전의 기억을 올린다. 퀘벡이라는 곳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로 쭉...들어왔건만... (게다가 지척에서 살면서도 듣기만 했건만..) 작년에서야 겨우 다녀올 수 있었다. 프랑스말을 쓰는 사람들이 산다고... 유럽 풍경이 그대로 전달되어 있다고... 그냥 그렇게 들어오던 곳. 지긋지긋하게 똑같은 체인점이 늘어서있는 북미 대륙의 저 위 추운 한 구석은 그런 체인점들의 유사해지기 행렬로 부터.. 더보기
오타와. 시간쌓기의 디자인. 사진을 찍은지 1년이 되기 전에는 올려주는게 예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부랴부랴 올려본다. 그 이후 무수하게 쌓여있는 저 파일들에게도 순서는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다. 오타와..도. 다녀왔다. 일정상의 문제 때문에 가장 파행적인 스케쥴을 잡았던 곳이었지만, 그만큼의 짧음이 남겨준 긴 인상은 대단하다. 우리식 개념으로 보면 이 도시는 행정전문 도시이고, 그만큼 엄숙함과 그 이외 지역의 매우 평범함이.. 워싱턴 같은 느낌의 곳이기도 하다. 역시 행정도시이다 보니, 국회의사당의 위치가 가장 중요했는지, 강변 언덕위에 자리잡은 국회의사당은 그 건물도 건물이지만, 그 주변 자연과의 조화가 권위를 상징하기도 하고, 엄숙하기도 하고, 요새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정치권력의 권위에 대한 것을 왈가왈부하기 전에, .. 더보기
얼음. 눈. 화이트밸런스 비가왔고.... 얼음으로 코팅이 되었고 얼음이 쏟아졌고 눈이 내렸다. 넓은 벌판은. 자연의 변화를 시시각각 느끼게 해주고는.. 여러가지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하는 풍경을 남겨놓는다. 그리고. 새삼. 화이트 밸런스의 매력을 느껴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