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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나이아가라에 살기.

뭐 나이아가라에 산다는 말 자체가 어폐가 있기도 하거니와, 나이아가라 폴스 라는 도시에 살지도 않고 고 옆에 살았던 내게 나이아가라에 살기란 말이 해당되는지는 모르겠다.

어떤 유명한 지역에 산다는 것은,
꿀꿀함을 벗어던지기 위해 갈 수 있는 멋진 곳이 있다는 장점과,
때때로 관광가이드가 되어야 할 만큼 방문객이 많아지는.. 때로의 장점과 때로의 단점이 있기도 하다.


소리..소리..소리.. 그런 대단한 소리가 나는 곳. 그리고 물보라...... 일년의 반은 얼음으로 하얗던 곳.


나이아가라까지 차로 20분정도 떨어진 곳에 살았던 내게 그 곳은 기억속의 동네 폭포였다는 것이 지금 이 건조한 땅에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스스로도 부러워질 따름이다.

나이아가라 강을 따라 폭포로 들어가던.. 시원하게 뚫린 길과 강을 기억해본다.

사실 나이아가라가 자리잡고 있는 Niagara Falls 라는 도시는 같은 이름으로 미국과 캐나다에 있고.. 캐나다는 두 폭포 중에 더 큰 말발굽 폭포를 소유한 나라인 만큼 각종 유흥 산업이 잘 발달되어 전형적인 관광지를 이루고 있다.

전망대, 카지노, 각종 음식점들이 즐비한 그 곳은 내게 가장 안낭만스러운 곳이기도 했다. 상상속에 있던 자연 그대로의 웅장한 폭포를 기대했던 내게 그 곳은 너무나도 심각한 상업자본주의의 장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부분은 미국쪽이 더 나았던 것 같다. 쇠락한 도시의 이미지 그대로, 허름한 동네와 호텔들이 나름의 운치가 있었다.



나이아가라에서 무지개를 볼 수 있는 시간과 각도를 파악하는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캐나다쪽 나이아가라에서 이 무지개는 주로 오후 3-4시 경에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미국쪽 폭포 옆에서는 오전시간..


물론 그도 변했다 한다. 이미 내가 떠나기 한참 전 카지노가 들어섰고, 지금은 카지노 호텔까지 들어섰다니 어떨지 모르겠다.



얼음얼음얼음얼음 대단했던 2003년 겨울. 폭포가 꽤나 조용했던 그해 겨울.


나이아가라 폴스 그 도시 뒷편 가득한 슬럼의 카지노의 빛과 어떤 부조화를 이루며 또 소외되어갈지.. 가보고 싶어진다.



나이아가라 강 추락 직전.


지금도 종종 나이아가라 강이 폭포로 떨어지기 직전.. 용틀임하는 소리를 듣고싶어지곤 한다. 마지막발악 혹은 덤빔으로 느꼈던 그 곳.


떨어진 나이아가라 강. 온타리오 호수를 향해.. 격하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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