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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라호마

시골과 문화. 자본의 흐름. Darcy 님께서 서울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은 당진에 계시면서 시골의 문화적 빈곤을 푸념하셨기에.. ㅎㅎ 그냥 몇자 끄적여본다.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내가 이야기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한 면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한국에서 말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고, 군에 들어간 이후에야 서울을 아주 살짝 벗어나 경기도에서 살았지만, 학교도 직장도 다 서울에서 다녔던 내게 "한국에서 지방살기" 가 정녕 무엇인지 안다고 얘기하면 "ㅉㅉ 서울쉑히" 라는 말을 들어먹기 딱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미국 생활은 철저하게 시골의 삶이었고, 뉴욕과 같은 도시와 시골의 문화적 격차는 한국과는 또다른 차원의 문제를 갖고 있는 나라이다보니 꽤나 경험이 있다고 해도 무방하리라 싶다. (미국과 한국의 문화격차가 다른 차원이라고 한.. 더보기
마른날. 마른날. 그냥 그렇게 마른날이 아니라 뜨겁게 마른날이 다시 시작되었다. 여느해와 다르게 더운데다가 습하기까지 했던 한달여가 지나고.. 예의 뜨겁고 마른 날씨가 시작된 것이다. scorch 라는 말을 쓰곤 한다. 타들어간다는 말인데, 그러고 보면 오감으로 느끼는 말은 한국말이나 영어나 별반 다르지 않게 표현되는 듯 하다. 얼핏 가을하늘 같은 느낌을 주는 이곳 하늘. 38도의 하늘. 뜨겁고, 건조함. 이제 겪을일도 많지 않을 듯 하다. 이사를 준비하며. 분주함과 불안함에 대한 억누름과 약간의 기대와 피로가 휘몰아치는 몸의 무게가 뒤엉켜 울렁거린다. 더보기
외계도시. 세트장. "미국적 공간". Bartlesville. 그런 도시들이 있다. 얼핏 이름을 들어보고, 누가 다녀와봤다고 하고, 유명한 무언가가 있다고 한다. 한 일년에 한번정도 들어본다. 그리고 기억에서 지우다가 또 한번 들어본다. 안가도 그만이다. Bartlesville 은 오클라호마 북동쪽 끝에 자리잡고 있고, Tulsa 에서도 4-50분 정도를 나가야 있는, 지도상으로 보면 말 그대로 "벌판 한가운데의 시골" 로 인식 될 수 있는 도시이다. 이 지독한 중남부 벌판에 지쳐버린 나에게 그 곳을 찾아가보고자 하는 의욕이 생길리 만무하다. 가끔 그곳의 영상이 TV 에서 휘리릭 지나가면, 맨날 똑같은 Frank Lloyd Wright 의 건축물이 보여진다. 1. 저거밖에 없나부다...2. 도대체 왜 저기까지 가서 그냥반이 건물을 지었을까...3. 웬 벌판한가운데 .. 더보기
Cafe Cubana. 를 보며 잡념. 털사 체리스트릿 (15번가) 한 가운데라고 할 수 있을 위치에, Cafe Cubana 라는 커피집이 자리잡고있다. 아침겸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 전날 들렀던 동네 커피 가게는 문을 닫았고, 얼핏 샌드위치 같은 것을 파는 델리 같이 느껴져서 지나쳤던 이 꾸바나.. 카페에 들러 커피를 들고 나왔다. 머리가 아득해질정도로 뜨겁던 날. 우린 모두 오클라호마 오븐구이 -.- 뭐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고,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그저 간단한 몇가지 질문만을 할 수 있었다. 커피는 중남미 곳곳에서 (과테말라,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등등) 사온 그늘에서 기른 유기농 공정무역 상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미국의 여느 쿠바 관련 가게들과 다름없이 이 가게도 쿠바의 유명한 시거들을 팔고 있었는데, 이 가게.. 더보기
유기농. quality. 가격. 부의 향유. 계급 : Tulsa, Center 1 Market 털사의 Center 1 이라는 플라자는 그 모양 자체도 세련되어있고, 그 곳이 자리잡고 있는 구역 자체도 상당히 높은 생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바로 뒤편으로는 저택들이 늘어서있고, 고상한 취미들을 발산할 수 있는 Philbrook 미술관도 있다. 그곳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구멍가게 Center 1 Market 에 들러보았다. 운좋게도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 그곳을 소유하고 있는 두 젊은 남성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 케이터링 서비스 나가는 음식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 음식도 조금 맛볼 수 있었다) 특히 John 이라는 이름의 이 가게 공동소유자는 이런저런 가게나 동네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원래 이 가게가 시작된 것은 털사지역의 빵만드는 사람, 농장주, 요리사, 향신료제조하는 사.. 더보기
털사 Tulsa 의 동네 가게들.. Memorial Day Weekend 라고 부르는 연휴가 지나갔다. 근대의 국가는 전쟁을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현충일도 그 중 하나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기리며 국가의 소중함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것은 일년에 한번 맞는 예방접종처럼 불순한 사상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여의치 않았는지 미국에서의 메모리얼데이는 일종의 "시즌시작"의 역할을 한다. 즉 아이들의 방학과 맞물려서 여행 시작, 성수기 시작 시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플로리다 북쪽 비치들은 이번 석유 유출에 피해가 없다며 방송광고까지 하면서 사람들 유치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 메모리얼데이. 같이 사시는 분 몸이 점점 커지는 통에 멀리는 갈 엄두를 못내고, 다시 근처 털사에 다녀오기로 했.. 더보기
커피집.. 동네가게의 선봉장들. 자세히 조사를 해가면서까지 블로그에 글을 쓸만큼 부지런하지 않은 관계로, 그 정확한 사실 관계가 어떠한지 확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피상적으로만 보아도 커피는 다른 어떤 먹거리 상품들보다 유통망이 다양하고, 또 그 만큼 대안적인 소비행위가 활발한 품목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기호식품이라는 이유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미국 보다는 유럽 중심의 소비에서도 찾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미국보다는 그나마 체인 대기업의 장악 범위가 작을 것이라는 그저 추측이지만 말이다. (취향은 취향이니만큼 왈가왈부하는 것은 우습지만, 미국인들의 커피취향을 대략 보았을때 커피의 맛에 집착하는 듯 하진 않다. 일단 일반적으로 굉장히 묽게 마시는 경향이 있고 -이는 에스프레소 + 물 = 아메리카노 라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 더보기
Red Cup Coffee 끼리끼리 논다. 끼리끼리 모인다. 라는 말은 미국 이라는 나라에서 참 손쉽게 적용된다. 뭐 얘네도 birds of a feather flock togheter 라는 말이 있는거 보면 인지상정인것이 확실한듯 하다. 한국같이 좁은 곳에 모든 것이 몰려있고, 그러다 보니 공간 자체가 이데올로기적으로도 계급적으로도, 그리고 그냥 성격적으로도 분리되기 쉽지 않은 곳은 얼핏 끼리끼리 모이기 쉬울듯 하지만도 더 어려운게 사실이다. 반면 이 넓은 공간에 띄엄띄엄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체취를 찾아 멀리멀리 날아가 같은 둥지에 웅크리고 앉는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고 두뇌에도 여유가 없으신 많은 분들이 월마트와 맥도널드에 안착하듯 말이다. (물론 이 끼리끼리 넓은 공간을 자 대듯 나눠서 살고 있는 것은 지극히 미국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