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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텍사스에 사람이 살까? San Antonio의 사람사는 공간.

 
난 텍사스가 싫다. 그 땅의 황량함 만큼이나 사람이 황량한 그 느낌의 공간이 참 싫다.
한국에 있을때 TV 로 보던 텍사스 보안관과 그 동네 풍경 그리고 범죄자들의 모습도 참 싫었고,
텍사스 출신의 멍청한 카우보이 흉내를 자랑스럽게 내는 남부 침례교도 부시네 집안도 참 싫다.

어딜가나 사실 별 볼 것 없는 황막한 벌판에 대도시가 나타나면 드러나는 멋없는 고층 건물들
미국을 상징하는 "저멀리 다운타운" 을 잘 보여줄지는 몰라도,
그 어떤 인간들의 부대낌도 느낄 수 없는 성긴 모습이 참 싫다.

... 이건 참 불공평한 평가다. 그 속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도시속의 다양한 문화들... 그것들이 꼭 석유를 뽑아내는 펌프 속에 묻혀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난.. 몇가지 모습에 텍사스에 대한 진저리를 내버린다.


해가 막 질무렵.. 물빛이 아직 보일때가 좋다.


그 텍사스에 대한 나의 혐오를 누그러 뜨리는 공간들이 몇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San Antonio 다.
농구의 도시. 팀던컨의 도시. 도시 크기에 비해 프로스포츠가 없는 그 곳의 유명한 농구때문인지 샌안토니오는 팀던컨으로 유명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이명박이 무조건 파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을지도 모르는 청계천과 흡사한 Riverwalk 가 있다. (그래도 분명 다른건 Riverwalk의 처음과 시작은 자연 강과 연결되어있다는 거다. 청계천 처럼 펌프달린 개천이 아니란 말이다)

작년 겨울 두번째의 샌안토니오 방문에 Riverwalk 를 구석구석 다니게 되었다.
여행을 가기전에 여러가지 정보를 듣는다.


                               한낮의 한가로움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100 % 로 일반화 시키는 경향이 여행경험담에서는 더욱 흔하다.
샌안토니오를 말할때도 대부분 사람들은

"Riverwalk 는 야경이 멋지지. 낮엔 완전 썰렁해. 볼거 없어" 라고 단정짓곤 한다.

미각이 발달하지 않은 내가 다른 사람들로 부터 "그 식당 뷁이야" 라는 말을 듣는 것만큼 머리속에 각인되곤 하는 이런 단정들을 깨기 위해

낮에도, 밤에도 Riverwalk 를 거닐었고, 나의 결론은 해가 질랑 말랑 할 무렵이 젤 예쁘다였다. 뭐 보는 사람마다 다르니 각 시간 대 다 가보길 바란다.

 

                                저녁. 커피한잔. 뭐이런 낭만을 복사해보겠다고 아무 나라에나 다
                       만들면 안된다. 그럼 재미없어진다. 청계천처럼. 각자 다름의 낭만이 있어야지.


어떤 도시를 가거나, 자연공간에 갈때 한가지 key point 를 가는 것이 깃발부대의 특징이고,
이 깃발부대가 뿌려대는 관광정보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여정만들기 조차 방해할 만큼 큰 힘을 갖고 있다.

뭐든 상업화 되어 대량화 되면, 취향은 박탈되는 것이 이놈의 자본주의 사회에선 일상이다. 지겹다.

샌안토니오도 Riverwalk, Alamo (사실 우리에겐 발톱의 때만큼의 감흥도 줄 수 없는, 텍사스가 멕시코로 부터 독립했던 역사의 중요한 유적), 그리고 Sea world 정도로 정리정돈되어 알려져있다.

                
                               알라모의 벽.


하지만, 어디나 그렇듯, 거리의 구석구석에 가야
사람들의 흔적은 더 남아있고, 그 속에서 보여지는 향취만이 텍사스에 대한 혐오를 누그러 뜨릴 수 있다는 생각에 이 곳 저곳 돌아다녀보았다.


공방. 갤러리. 이 거리에 가득했던 공방들.


그곳에서 발견한 작은 갤러리..공방..지저분한 낙서들.. 멕시코만큼 멕시코 사람이 많은 곳.
 그 곳에 사람이 있어서 텍사스를 조금 용서해본다.


시장 골목의 온갖 음식들. 멕시칸들의 풍취가 그대로 묻어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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