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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사치와 공유. San Antonio 의 사설 미술관.


사실 어떤 스탠스를 잡고 평가해야할지 모르는 일이다. 문화의 소비자로서 좋은 상품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그저 감사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 어마어마한 사치에 대한 비판을 가해야 하는 것인지.
체제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의 차이일 수도 있도, 어쩌면 그저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다.

그만큼 사설 미술관이라는 공간은 복잡한 생각을 갖게 하고.
때론 그런 복잡한 생각을 갖는 것이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거추장스러움 일 수도 있지만,
또 거리에 나서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볼때 사치의 자위행위일 뿐이라는 생각을 감추기도 힘든게 사실이다.


흐린날. 정원. 연못.


미국에 살면서 각종 사설 미술관에 들르곤 한다. 똑같은 체인 상점들의 홍수속에서 꽤나 다름의 신선함을 주는 정신적 해방의 공간.
그 이면에 있는 자본주의의 광폭한 부의 집중.
이런 복잡한 것들이 생각속에 들어온다. (LA 의 섬같은 곳인 Getty 미술관만 하더라도 석유자본의 손길의 자위행위가 만들어낸 문화적 풍부함이라는 아이러니를 갖고 있으니 이런 복잡함은 정당할 것이다)


그곳의 르느와르


샌안토니오에도 보석같은 (그런 복잡한 의미의 하나만 취했을때) 사설 미술관이 있다. 

McNay 미술관. 

저택을 개조해서 만든 이 미술관에도 우리에게 낯익은 작가들의 작품들과 다양한 새로운 전시들. 그리고 아름다운 건물과 조화되어있는 정원이 있다. 

여행객에게. 
복잡한 생각을 접어두고, 숨쉴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된다는 것은 어찌되었든 좋은 것이다.
 

안뜰.

다른 미술관과는 다르게 사진에도 관대한 이 미술관은 작품을 카메라에 담는 무식함도 (사실 이 무식함도 어떻게 구조화 된 것인지 모른다. 이게 왜 무식한 짓인지.. 왜 고고한 미술품을 사진에 담는게 무식한 짓이라고 생각되게 되었는지, 그것 역시 사회의 구조가 생산해낸 하나의 "구분" 일지 모른다) 허용하는 이 공간은 꽤나 친밀한 공간이라 생각해본다. 


                                야외 설치 작품.


멕시코스러움과 지중해스러움 그리고 미국스러움이 절묘하게 어울어진 공간에 배치된 다양한 미술 작품들이 사람 구경을 즐기는 여행객에게 만족을 준다는 것은 어찌됐든 반가운 일이다. 

McNay 미술관은 샌안토니오의 깃발부대에겐 관심없는 공간일지 모르나.. 꼭 가볼만한 곳이란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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