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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문열린 토론토.


토론토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한동안 살았던 내게 토론토를 다시 가는게 대단한 설레임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오래된 기억의 공간을 찾아가는 긴장은 존재했던 여행.

그저 긴 여행의 일정 속에 맞춰져있었던 토론토에서의 스케쥴이 마침 일년중 가장 큰 행사중 하나인 기간에 걸리는 행운을 누린다는 것은 참. 낭만적인. 일이다.

"Doors Open Toronto" 라는 행사가 열리는 주말 이틀. 우리는 토론토에서 "배회"를 시도했다.


몇몇 성의 없는 사이트들은 (주로 어학연수 사이트) 토론토의 주요건물이 개방된다. 라는 말로 간단히 설명한 이 행사는 그렇게 표현하기에는 규모가 대단하다. (이게 벌써 10년째 행사라던데.. 난 사실 근처에서도 몰랐다. 여행은 때론 집요해야한다)

                            토론토 법원. 판례집을 모아놓은 방.



또한 사람들이  "꽁짜" 로 시설물들이 개방되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도 사실은 오해이다.
물론 그런 곳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원래 공개했던" 건물은 원래대로 돈 받으며 공개하고 있고, 이 행사에 참여하는 150개의 건물들은 평상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곳으로 구성되어있다. 

401 Richmond 라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재활용 공간에 입주해 있는 한 아티스트의 공방. 고맙게도 촬영을 허락해주셨다.


즉, 법원, 시청, 의회, 문서보관소 등의  그 중에서도 좀더 공식적인 공간들, 그래서 평소에는 용무가 없는한 들어가 볼 수 없는 공간들. 

혹은 아티스트들의 개인 스튜디오 처럼 사적인 공간들

그리고 일반인들이 마구마구 들어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보존이 필요한 공간들

이 이틀동안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공식 신문이 발간되어 공개된 공간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각 공간에 가면 여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안내를 맡아 "원래는 안내원이 없는 공간" 들의 "관광"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열린 공간을 찾은 사람들. 다정해보이던 할머니와 손자. (머 아닐 수도..) Garden at the Spadinia Meseum.

서울을 생각해봤다.

서울은 지난 몇년간 "개발지상이데올로그"들에게 점령당하여

소통보다는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관광을 증진 시키겠다고 깎고 허물고 세우고 닦고. 새롭게 새롭게 만들겠다고 이름도 생경한 각종 "프로젝트" 들을 난무시키고 있다. (르네상스 프로젝트? 르네상스라 할만한 원래괜찮은것들을 찾을 생각은 애시당초에 없다. 다음 선거에 보일 이력이 필요할 뿐)


소통은.
공문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 어울어질때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