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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핵심의 재설정. 나아이가라 주변 둘러보기.

이름이 나이아가라이고, 우리가 그곳으로 갈때도 나이아가라에 간다고 얘기를 하니, 그곳의 핵심은 나이아가라 폭포이지만, 뭐 꼭 그렇게 목적이 설정되고 그것이 종창이 될 필요는 없다. 그만큼 그것으로 파생된 아기자기한 목적지가 또 존재하는 법이다. 

5월이면 뉴욕주의 모든 주립 공원들 (나이아가라 폭포는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주립공원이다. 캐나다에서도 온타리오의 주립공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은 주차료를 받기 시작한다. 콧털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혹독한 겨울은 마땅히 일할 분들이 없어서 그런지 자유롭게 빙판위에 차를 세울 수 있지만, 마지막 얼음이 구석구석 남아있는 5월이 되면 입장료 격인 주차료가 징수 되는 것이다.

 



       거대한 드럼세탁기. 월풀. 이곳에서 성난 물살은 한풀 꺾인다.

물론 미국쪽보다 훨씬 관광지가 되어있는 캐나다 쪽은 한겨울에도 악착같이 주차료를 징수한다. 이 사실은 뭐 북쪽 나라 사람들이라 추위에 더 적응돼서 주차료 징수가 좀 더 용이하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과, 몇블럭 뒤의 사설 주차장에서 일하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따뜻한 나라인 인도계 이주자라는 것을 보며 날씨와는 상관없다는, 또 역시 말도 안되는 잡념을 한번쯤 하게 한다.

그렇게 나이아가라 폭포의 메인은 찬란한 여름 주차료를 징수하지만, 그 외의 자잘한 구경거리들은 모두 연중 무료인다. 

나이아가라에서 북쪽 온타리오 호수로 가다 보면, 아직 나이아가라를 형성한 빙하에 의해 잘라진 절벽의 흔적에 도달하기 전에 월풀이란 소용돌이를 볼 수 있다. 이 월풀을 볼때마다, 월풀이라는 세탁기 회사 (미국에 와서야 알게 된 브랜드지만, 꽤나 오래된 백색가전 회사란다)가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급하게 내려온 폭포의 물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드럼세탁기 마냥 돌아가고 있는 장면이 그런 느낌을 준다. 
비록 짧은 산책 코스이지만, 구불구불 나이아가라 급류를 따라가는 길은 자연속의 걸음을 아주 살짝 느끼게도 해주는 곳이기도 한 월풀. 나이아가라 북쪽 방향 첫번째 자잘한 목적지이다.
 

                                             이해도 된다. 그 높은곳에서 떼거지로 엉켜 떨어졌으니 빨리
                                             내달리고 싶을게다.. 나이아가라에서 떨어진 물은 월풀을 향해 열폭한다.


거대한 나이아가라의 발전소와 나이아가라 대학을 양쪽으로 끼고 계속 북으로 가다보면, 눈앞으로 뚝하고 떨어지는 낮은 지대가 넓게 펼쳐진다. 즉 그곳까지는 빙하가 쓸고 지나가서 낮은 평원이 되었고, 지금까지 온 길은 상대적 고지대라는 것이다. 즉 오대호의 이리호수와 온타리오 호수는 눈에 띄게 고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 경계를 가르는 경사로를 내려가면 Lewiston 이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이곳부터 온타리오 호수까지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 빠른 고속화 도로, 아니면 루이스톤을 구비구비 도는 작은 마을길. 정말 촌각을 다투지 않는 사람이라면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뭐 사실 거기서부터 호수까지 얼마 안멀기 때문이다. 만약 앞으로 2시간 정도 가야 하고, 두 길의 차이가 4-50분 차이가 난다면, 누가 거만하게 후자를 선택하는게 맞네 마네 얘기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경우 두 선택지의 차이는 10분을 넘지 않는다. 
       오래된 똑딱이 흔적. 루이스톤 한 길가에서 바라본 나이아가라 강 하구


그리고 스스로 그 선택지의 차이를 1시간도 만들수 있다. 아무런 관광지 마크가 없는 곳이지만, 루이스톤 자체가 참 예쁘고 아기자기한 마을이기 때문이다. 가끔 차를 세워 나이아가라 강가로 나가보자. 월풀에서 숨을 죽인 물살이 이제야 진정한 강처럼 조용히 흘러가고, 그 주변으로 예쁜 집들이, 작은 선착장들이 그리고 강태공들이 늘어선다. 

그렇게 루이스톤을 돌아돌아 조금더 북쪽으로 간다......... 


      
       루이스톤엔 선착장이 있고, 그 옆 손님이라곤 꼬마아이들 몇명인 미끼파는 샵이 있다. 그리고 싸구려 커피도 판다.
       나무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지금도 선명하다. 삐걱삐걱 내 발소리와 물결에 출렁이는 보트의 소리가 묘한 엇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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