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목

죽음이 생동하는 곳 2.

사실. 소위 설명문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내게 친절한 소개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그저 생각의 흐름대로 글쓰기에 익숙한 내게 구구절절한 설명은 참 거추장스럽다. 그저 이 정도만..
 
옐로스톤은 1년중 반 정도만 여행객들의 일반적인 접근을 허용하는 국립공원인 만큼 한 여름에도 상당히 쌀쌀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곳이다. 가는 길 곳곳엔 언제든지 차단 가능한 바리케이드가 있고, 보통은 10월에서 4월까지 이 바리케이드가 바빠진다고 한다.
우리는 와이오밍 주를 통해서 접근했으나, 서부 사람들은 몬태나주 혹은 아이다호주를 통해 접근하곤한다. 우리가 거점으로 삼고 숙식을 했던 웨스트옐로스톤이라는 작은 마을은 몬태나 주에 속하고 여러가지 기념품점과 "중국식당" 을 비롯한 그닥 맛도 가격도 만족스럽지 못한 식당들이 몇개 있다.

                                                             <통나무로 이루어진 마을 West Yellowstone, Montana>

옐로스톤을 아주 무성의하게 두가지 주제로 정리한다면, 간헐천으로 이루어진 유황대지와 폭포와 계곡으로 이루어진 협곡일 것이다. (그 넓이와 종류를 조금만이라도 생각해본다면, 이건 정말 무성의한 정리가 될 것이다.)

자동차가 다닐수 있는 포장도로로 말끔하게 정리되어, 사실 별다른 힘겨움을 느끼게 하는 "산행" 은 아니지만, 너무도 볼게 많아 차를 수시로 세워서 내려봐야하는 번거로움도 번거로움으로 느끼게 할만큼 곳곳에 간헐천과 협곡이 펼쳐져 있다.

이미 활동이 끝난 오래된 유황대지에는 생명력 강한 나무들이 다시 자라기 시작하는가 하면, 지금 막 시작된 (막이라 해도 수백년이겠지만) 대지에는 풀한포기는 커녕 사람의 발을 허용하지도 않는다. 웅장한 기계음 같은 소리로 증기를 뿜어내는 몇몇 지역은 만약 지옥이라는게 있다면 이런 소리와 냄새로 가득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음..소리가..가장 시끄러운 초대형 진공청소기 정도..?>

이런 유황대지와는 다르게 또 한편에는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기도 하고, 그 곳에는 수백마리의 버팔로떼가 자신들의 자연의 공간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이곳에는 국립공원 직원들이 사람과 버팔로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배치되어있다. (아마도 사람을 보호하기 보단 버팔로를 보호한다는게 지난 인간과 동물의 역사를 봤을때 합당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 분들은 관광객을 보호한다.)
버팔로의 살벌한 몸집과 거친 색에 비해 양쪽으로 떡 벌어진 넓은 양미간을 봤을때, 인간이 인간처럼만 굴지 않으면 아주 온순한 동물이라는 생각을 들게한다. (물론 재작년인가.. 오클라호마의 위치타 마운틴에 가서 버팔로떼를 만났을때 그냥 옆에 서서 사진 찍던 생각을 하면 좀.. 무모했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버팔로는 멀리서 보면 바위덩어리 같다. 웬만해선 움직이질 않는다>



'유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음이 생동하는 곳. 마지막.  (0) 2009.01.06
죽음이 생동하는 곳 3.  (0) 2009.01.06
죽음이 생동하는 곳 1.  (0) 2008.12.19
해질녘 yellowstone.  (1) 2008.09.24
개발의 기억.  (0) 2008.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