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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philadelphia. 미국의 오래된 풍경. 꽤 오래전 버팔로에서 출발하여 펜실베니아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내려가 처음 맞이했던 필라델피아를 다시 찾았다. 누군가 와서 동부 관광을 시켜드려야 하는 상황에서 워싱턴DC와 뉴욕을 묶어가다보면 필연적으로 한묶음이 되는 도시. 사실. 한 묶음으로 놓기에는 참 볼게 많은 미국의 오래된 풍경들을 담고 있다. 오래된 곳에는 우아한 풍요로움이 남기보다는 새로운 안락함을 향해 탈출해간 자리를 허름하게 차지하고 있는 빈민들의 모습이 더 많이 남는다. 어쩌면 그래서 더 따뜻한 풍경을 이루는지도 모르겠다. 교외로 교외로 벗어나버린 백인 중산층들의 똑같은 모습의 삶을 이 오래된 도시에선 보지 않아도 될테니 말이다. 흑인과 이탈리안후손들, 그리고 아시안들이 어울어져서 만들어 가고 있는 도시. 그 속에 남아있는 백인들의 전통.. 더보기
산을 보다. colorado springs. 동네 여건상 산다운 산을 보며 사는게 불가능 하다. 언덕 하나도 보기 힘든 중앙 대평원의 끝자락의 이 도시는 산없음의 삭막함을 잘 느끼게 해준다. (오클라호마의 피로 요소다..) 콜로라도를 인접해 산지도 3년이 넘었건만 결국 여름에서야 다녀왔다. "ㄱ" 자로 연결된 고속도로로 인한 거리를 탓하기 보다는.. 지난 바쁜 시간들 때문이었다고 변명하는 편이 좀 더 있어 보일것 같다. 오클라호마와 캔사스의 잔인한 평원을 지나 콜로라도쯤 들어서면 산이 보일까 하는 기대는 여지없이 두시간 넘게 이어지는 평원으로 깨어나간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야 병풍처럼 늘어선 록키산맥의 덩어리를 발견하게되고 그 곳에 colorado springs 가 있다. 예전 육상선수들이 고원 적응 훈련을 한다는 얘기로만 기억하고 있는 그 도시.. 더보기
뉴멕시코의 보물. 화이트샌드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 산타페 여행. 그래도 아쉬움이 가득하다. 작은 샵 하나하나 갤러리 하나하나 들러보았다면 아마도 1주일로도 부족할 곳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여행하는 것 중에 가장 재앙스러운 것은 간길을 그대로 돌아오는 코스다. 가급적이면 계획을 그렇게 잡지 않는게 스스로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지루한 고속도로를 똑같은 코스로 왕복한다는 것은 어쩌면 차에 대한 예의도 아닐 듯 싶다. 마침 뉴멕시코에는 화이트 샌드라는 독특한 곳이 남쪽에 버티고 있어서 코스를 다르게 잡을 수 있었다. 오래전 바다였던 곳이 육지로 되면서 온갖 조개류들이 만들어낸 순백색 사막은 이미지 검색 몇개만으로도 흥분하게 만든다. 각종 공군기지와 미사일 기지를 지나 (이 무수한 군사시설이 뉴멕시코의 외계인 발견과 같은 외계적인 분위.. 더보기
산타페의 무성의한 여행자 꽤나 샅샅이 둘러보는걸 좋아한다. 치밀한 계획보다는 바퀴가 닫는대로 발이 닫는대로 가기도 한다. 조금 다른 각도로 자연과 삶을 보고자 한다. 근데. 문제는 그닥 부지런하지 않고. 그닥 열심히 연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알고나면 감동이 떨어진다는 말도안되는 변명은 하지 못할 것 같다. 여튼 그러저러해서 난 종종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기도 하지만, 종종 시간이 촉박해서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스치곤한다. 그런곳이 바로 Taos 였다. 산타페에서 4-50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작은 도시. 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겨울에 천국이란다. 스키라도 좋아했으면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산타페의 히피스러움을 핵심만 모아놓은 곳이라고도 한다. (히피운동을 늘 지식인의 마스.. 더보기
하이브리드 고원. 산타페 2. 산타페는 작은 도시이고, 교통이 그리 좋은 편도 아니다. 가까이에 앨버커퀴 라는 더 큰 도시가 있는 관계로 산업적인 것들은 그쪽에 집중되어있는 듯 하다. 그래서 이 도시는 더 특별해진다. 미국을 상징하는 '고속도로 멀리에서 도시에 접근하면 다운타운의 고층빌딩들이 섬처럼 등장하기' 가 이 도시엔 없다. 예전 멕시코, 혹은 스페인 풍의 중앙 플라자와, 성당, 박물관, 그리고 무수한 작은 샵들이 이 다운타운을 이룬다. 갤러리와 샵은 무엇이 갤러리이고 무엇이 샵인지 구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여러 작품들로 이루어져있다. 물론 여기도 made in china 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건 참 아쉽지만 말이다. 그래도 곳곳에서 뚝딱뚝딱 직접 제작하는 모습들에서 또다시 산타페만의 느낌을 찾는다. 이곳에서는 다운타운 한가운데.. 더보기
하이브리드 고원 산타페 1. 하이브리드가 대세란다. 차도 하이브리드, 사람도 하이브리드. 문화에서도 하이브리드가 대세란다. (물론 이론적인 하이브리드 컬춰에 대한 논의에 대해선 반대하지만..여튼 그말의 유행에 동의한다) 자동차로 너른 오클라호마, 텍사스, 그리고 뉴멕시코의 너른 평원을 8시간 달려 산타-페 (Santa Fe) 쌔너페 라고 미국영어가 가열차게 굴려서 발음하는 그곳에 도착했다. 구글 몇번이면 알 수 있을 "Fe" 가 왜 떨어져 있으며, 의미가 뭔지에 관해서 아직 알아보지 못했다. 참 게으르고 무심하다. 그보다는 별로 크지 않은 고원의 도시에 여러가지 문화가 녹아들어가 있는 그 모습을 기억하는게 바쁘다. 그것도 역시 잘 알아보지 않은건데, 아마도 이 도시에는 건축에 대한 어느정도의 가이드 라인이 정해져 있는 듯 하다. 그.. 더보기
산. 숨죽이고 바람봄. 옐로스톤 남쪽으로 얼마 가지 않으면, 또 하나의 국립공원이 등장한다. 설악산 아래 오대산 있는 정도랄까. 그런 연결된 능선의 느낌은 없지만, 거의 경계없이 연결 되는 곳. Grand Teton 으로 접어들었다. 미국에 처음 왔을때, 한 당구장에 걸려있던 티톤의 사진을 보고 '저긴 꼭 가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한 기억을 해본다. 그 이후로 사실 와이오밍 언저리의 지도를 바라볼때면 옐로스톤보다 티톤의 위치를 더 먼저 확인하곤 했다. 예전에 중국 신장에 있는 천산산맥을 처음 봤을때의 감동. 설산. 깎아지른 듯한 설산을 바라볼때의 감동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히말라야나 알프스에 익숙지 않은 내게 티톤은 그저 그대로 로망이었다. 그곳 티톤은 그 뾰족한 설산과 정지된 호수의 조화. 내 상상 그대로 그 곳에 .. 더보기
죽음이 생동하는 곳. 그리고. 사진들. 아쉬움에 몇몇 사진을 그저 글 없이 남겨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