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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죽거림

매국노

독도문제 나올때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나에게
가슴에 떡하니 태극기 달고 다니면서 자랑스러워 하는 이들을 심드렁하게 바라보는 나에게
삼성이 1등했다는 것에 그들의 독점과 노동착취 덕분이라고 퉤퉤 거리는 나에게

애국심이 없다고.. 제발 외국사람들 앞에서 한국욕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애국이라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얼마나 코드화 되어있는 가를 보여준다.

이건 자기랑 코드가 맞다 안맞다..는 식의 한국적 의미의 코드가 아니라 기호화되었다는 말과 비슷하나 좀 다른의미로 쓰인 코드화이다.

즉 안에 품고 있는 내용은 거의 존재하지 않은채 알파벳 마냥 글자 덩어리 한개로 남아있는 남겨진 코드화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얘기 해야 하는 코드화. 독도와 애국은 아주 명쾌한 코드로 남는다.

코드화의 가장 큰 문제는 1과 0만을 사용하는 2진법을 쓴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진법적인 코드화된 애국주의가 만연된 공간 속에서는 비판이 억압당하게 되고, 또한 더욱 심각하게 다르게 볼 수 있는 기회 조차 억압당해 버린다.

외국에 거주하면서 종종 마주치곤하는..

한국의 미친 개발주의와 미친 사회진화론과 미친 인간공학 (교육열)이런 것들에 대해서 외국사람들에게 "까발리"는 것이

매우 "비 애국적"인 일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로 이런 코드화된 애국심에서 비롯된다.

"애" 에 대한 1과 0의 코드때문에 말이다.

..

국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군국주의적인 교육을 받아온 세대들에게
사이버상에 나도는 맹렬한 애국주의자들이 만들어낸 애국심 측정 기준 코드는 매우 편리한 자위행위 도구가 된다.

그토록 맹세해온 충성을 실천하며 느끼는 오르가즘이 되는 것이다.

민족주의와 국가주의가 제대로 사회적으로 이해되지도 않은 공간에서의 애국심이 그 어떤 폭력적인 제국주의의 역사들 보다도 더욱 비열한, 잔인한 형태로 타인의 다름을 억압하는 도구가 되고 있는 지를 스스로가 돌아볼 수 없는 것은

이 이진법적인 코드에서 비롯된 그렇다 아니다의 지독한 두뇌의 식민화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