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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여행과 체력 오랜만에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달에도 오클라호마에 일주일간 다녀왔으나, 한참을 살던 곳에 찾아가는, 그것도 매일 같이 서너건의 미팅이 잡혀있는 일정을 여행이라고 분류하는 것은 너무 관대하다. 아직도 여행이 남겨놓은 입술의 하얀 구멍과 사포로 비벼 놓은 듯한 목구멍의 따끔함이 전혀 가시지 않은, 고작 여행에서 돌아온 두번째 날인 이상 무언가를 정리해 남기는 것은 무의미 하다. (여행의 기록이 바로 정리되어야 한다는 강박은 없는 편이다. 지금 당장의 정리와 나중에 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간극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에 대한 방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메트로폴리탄 옥상 정원에서 본 뉴욕. 카메라에 잡티가 생겼다. 내 힘으론 닦이지 않는다. 다만 체력에 대한 충격을 기술할까한다. 방랑벽, 역마살, .. 더보기
philadelphia. 미국의 오래된 풍경. 꽤 오래전 버팔로에서 출발하여 펜실베니아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내려가 처음 맞이했던 필라델피아를 다시 찾았다. 누군가 와서 동부 관광을 시켜드려야 하는 상황에서 워싱턴DC와 뉴욕을 묶어가다보면 필연적으로 한묶음이 되는 도시. 사실. 한 묶음으로 놓기에는 참 볼게 많은 미국의 오래된 풍경들을 담고 있다. 오래된 곳에는 우아한 풍요로움이 남기보다는 새로운 안락함을 향해 탈출해간 자리를 허름하게 차지하고 있는 빈민들의 모습이 더 많이 남는다. 어쩌면 그래서 더 따뜻한 풍경을 이루는지도 모르겠다. 교외로 교외로 벗어나버린 백인 중산층들의 똑같은 모습의 삶을 이 오래된 도시에선 보지 않아도 될테니 말이다. 흑인과 이탈리안후손들, 그리고 아시안들이 어울어져서 만들어 가고 있는 도시. 그 속에 남아있는 백인들의 전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