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죽거림

한국의 두가지 언론.


한국에 두가지 민족주의 언론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보도때문에 졸지에 수배자 신세가 되어버린 PD 를 보유하고 있는 MBC 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의 극우 신문을 인용해서 한국 국민들의 감상적 민족주의를 자극시켜서 클릭 수를 높이고 있는 각종 언론들이다.

불순한 의도를 갖고 사람들의 공포심을 조장하고 민족주의를 자극하여 국익에 해를 끼쳤던 "민족주의" 언론은 지금 검찰에서 수사중이다.
감상적 민족주의로 선전선동을 일삼는 지배층이 갖고 있는 얄팍하기 짝이 없는 생각에서는 아마도 MBC 의 보도 역시 민족주의적 선전선동으로 해석될 것이다.

(물론 그런 해석을 열심히 해서 전제를 깔고 체포에 들어가는 거라면 지금 처럼 실소까지 머금지는 않고.. 좀 긴장하고 싸워볼텐데,
이는 그저 눈엣가시에 대한 보복이자 원천봉쇄일 뿐인 원초적인 전체주의의 야만성이라 실소가 나와버린다)

WBC 야구가 시작된 이래로, 인터넷은 온갖 민족주의적 선전선동이 던져주는 왜곡된 기사로 넘쳐났다. 실제로 그 어떤 발언이 있건 없건 간에, 몇몇의 단어들을 떼어내어 가며 사람들의 원초적 감상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글을 마구마구 쏟아내는 온갖언론들은
모두가 민족주의의 전사가 되어 한 국가 한 민족을 싸그리 몽창 일반화시켜버리면서 자극시키는 짓을 서슴지 않는다.
그리고 어쩌면 그 민족주의자들이 가장 경멸해 마지 않아야 할
산케이 신문의 기사들을 인용해가면서 상대국의 선수들을 민족의 공적으로 만드는 일도 아주 손쉽게 해버린다. 그렇게 그들은 뿌듯한 민족주의 언론이 되어
사람들의 클릭 세레를 받고는
다음날은 또 열심히 일하는 치어리더 사진 하나 갖다놓고 "화끈하게 놀아봐요" 라는 제목을 달아버린다.


선전하고 선동하는 국가주의는 통치를 용이하게 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 국가주의와
개개인의 건강에 대한, 그리고 민주적인 정책 결정에 대한 정당한 의견 표명의 단위로서의 국가 (국민들의 집합이라는 국가 단위 를 감상적 민족주의 혹은 국가주의적 선동과 구별짓지 못하는 것은 (다시 말하지만 그들이 구별짓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구별이 되니까 탄압을 하는 것이다) 야만성의 잔재일 따름이다.

한국 사회가 겪었던 제국주의 지배의 야만의 역사와 그 이후 국가주의의 망령이 수십년간 떠돌았던 역사의 야만성이 아직도 남아있기에 가능한 일인 것이다.

정말 지긋지긋한 민족주의고 국가주의다.

'이죽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겨움. 집요함. 무식함.  (0) 2009.04.11
쫌 나아짐의 한계  (0) 2009.04.10
다음 뉴스를 이용하다가 본 아이러니  (2) 2009.03.08
언론과 전쟁  (0) 2009.02.22
숫자의 만행. 기초학력??  (2) 2009.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