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서 글을 쓰는 것을 게을리 한다면, 은행원이 마지막 셔터 내리고 나서 하루의 정산작업을 게을리 하는 것 정도로 비유하면 될까 모르겠다.
글을 썼는데,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을 게을리 하는 것은 어떤 비유가 좋을지 모르겠다. 은행원이 은행돈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whatever..
저널에 글이 하나 실리는건 참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그만큼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지난번에 살짝 썼듯, 지난 11월에는 3년전에 쓴 글 하나가 저널에 실리게 되었다.
제목은 Three faces of Chinese modernity:Nationalism, globalization, and science.
기호학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베이징의 세가지 대표적 공간과 그곳에 남겨져있는 슬로건의 관계를 분석하여 어떻게 중국이라는 나라가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으로
천안문광장 (국가주의 공간), 왕푸징(globalization 의 공간), 전문앞 시장통 (개발-과학진흥의 공간) 을 뚜벅뚜벅 걸어다녔던 2007년 여행의 기록이다.
http://culturecomm.net/xe/?module=file&act=procFileDownload&file_srl=158&sid=b4bd7dd3943a397a9bae1835b2ad013d
중국에 대한 서구의 이중적 시선에 대한 지적으로 부터, 기호학 이론의 요식행위적 정리, 그리고 학술 저널스럽지 않은 사진과 묘사로 논문은 구성되어있다.
두번째로 저널에 이 글을 보냈을때, 리뷰하는 사람이 격렬하게 나의 견해를 반대하는 바람에 약간의 감정싸움 (?) 이 일어나기도 했다. 중국의 근대성이라는 것 역시 자본의 세계화, 개발지상주의, 국가주의를 통한 동원 등등에서 다른 개발자본주의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포인트였는데, 이 전체의 견해를 바꾸라는 리뷰가 온 것이다. 견해를 바꾸라는 리뷰는 좀 당혹스러워서, 내게 견해를 바꾸라는 말을 하려면 일단 이 글을 publish 한 후 토론을 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반박하고 몇번 왔다갔다 한 끝에 별다른 수정없이 나오게 되었다.
정치경제학적인 디테일 속에서는 다른 개발 자본주의와 중국의 길이 다르게 분석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호학적인 외피를 다르게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고집을 부렸던 것이다.
암튼 시간이 펑펑 나면 읽어보시길.
지긋지긋하게 더웠던 날. 그리고 먼지. 손가락 하나도 보태기 싫었던 그날. 바퀴달린건 다 밀린 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날. 사람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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