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날저런날

논문 이야기. 경쟁. 이주. 정체성. 혼재.

논문. 소개는 해야지 싶다. 정리하는 심정으로.  
한국 교육과 관련된 부분도 있어서, 교육 정책적으로 쓰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발췌해보았지만, 한국에선 별로 관심이 없었다. 정책적으로도 미디어 꺼리로도 너무 '안' 센세이션한 내용이라 그렇다. 그래서 한국적으로 ..번역이 아니라 다시 써야 될 듯 싶기도 하다. 

정치학을 공부한 나쁜 버릇이 남아있어서, 박사논문은 매크로한 것을 쓰고 싶어했다. 인류학을 공부한 것은 말짱 헛 거였고, 그 거대 담론과 거대 단위에 집착한채 첫 1-2년은 지났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나의 삶에 충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온 것은 조기유학생들이었다. 저녁마다 전화해서 우는 아이들을 보는 건 참 불편한 일이었다.
그저 부잣집 아이들 일부의 행사, 별로 성공하는 애들 없는데 성공했다고 떠벌리는 보수신문의 교육섹션..등을 떠올리는 그 주제에 결국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생활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분야에서 녹여낼 방법을 찾으면서 시간이 좀 더뎌졌다.

40명이 넘는 아이들과.. 수다도 떨고, 영어도 가르치고, 같이 투덜거리기도 하고, 가끔은 육두문자 섞어가며 혼도 내고..보낸 시간이 이제 정리가 됐다.

먼저 조기유학의 배경에 대해 좀 짚었다.

우선 한국에서의 사회진화론적 경쟁 체제의 성립과정을 좀 정리해 보았다.  
교육열이라고 표현되는 현상이 갖고 있는 상징자본에 대한 무한 경쟁에 대해서도 좀 정리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유동적으로 변해가는 시민권에 대한 의식, 그로 인한 지구적 이동의 유연화에 대해도 정리했다.

그 다음은 커뮤니케이션에서 보는 이론적 측면들을 좀 정리했다.

청소년 발달상의 문제로 해외에서 혼자 살아가는 것의 문제점을 짚었고
테크놀러지 발전과 함께 변화되는 외국 생활의 의미에 대한 것도 짚었다.
그리고 소통의 과정에서 형성되는 문화, 문화 정체성, 문화간 정체성에 대한 이론들을 정리했다. 비판 준비.

그리고 연구. 

연구는 Grounded Theory Method 라는 질적 연구 방법에 현상학적 Phenomenology 인 심층 기술을 이용하여 쭉~~~ 이야기 쓰듯이 진행되었다. 

학생들의 생활에서 나타는 특이점들을 정리했다. 주로 인간관계의 불안정성에 많이 주목했다.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말 그대로 외로움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그 외로움을 다각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런 낯선 환경에서 오는 수세적인 일상, 고비용 유학에 대한 심리적 압박, 외로움에서 기인한 한국에 대한 맹목적 미화 등등의 현상을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소수의 교우관계와 불안정한 홈스테이 가족과의 관계속에서 스스로를 자기 방 안에 가둔다. 

그 방은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러지로 모든 것이 한국과 연결되어있는 작은 한국이다. 
070 전화기로부터 싸이월드에 각종 다운로드사이트와 스마트 폰은 그들만의 "local" 을 재현하고 생성하는 과정을 정리해보았다.  
그렇다고 이들이 세상과 단절하지는 않는다. 집에서의 일상과 학교에서의 일상, 그리고 그들 방에서의 일상이 분리된다는 것을 제외하면, 이들은 아주 정상적임을 설명해 보았다. (잘 정리가 안된다...-.-) 

문화간 소통이라는 학문 분야에서 이론적 의미를 정리하기 위해서 
몇가지 기존 이론을 비판했다. 
문화와 정체성을 국가 단위로 묶는 관행에 대해 비판했고 
사람과 문화의 관계에 대해서 문화-> 사람 이라는 영향의 일방향성에 대해 비판했다. 
지역 (local) 개념이 지리적 개념으로 정체되어있는 것을 비판했고 
정체성의 변화가 한 문화에서 다른 문화로 변형 (transform) 된다는 인간 공학적 개념에 대해 비판했다. 

그리고.. 내얘기를 주절거리다 끝냈다. 그렇게 끝났다. 


아이들에게 감사하다.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건 어른들의 뻥이다.
아프지 않으면 좋다.
너희의 외로움은 아픔이었다.
하버드를 가도 그 찬란한 시간의 외로움은 보상받을 수 없다.
보상은 일상의 즐거움이어야지 노력의 댓가여서는 안된다.

감사한다면서 악담이다. 

미안. 



술이나 한잔 받아라. 

 

'이런날저런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이징 공간과 슬로건의 메세지  (2) 2012.01.10
복귀. 논문을 끝내고.  (2) 2011.12.16
인문 지식인: 열한 개의 테제  (6) 2011.05.31
욕망의 상징자본. 아울렛 몰  (6) 2011.05.29
학생과 입장료  (2) 2011.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