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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도시

브르노의 공간소통

브르노의 urban communication

시내 한 광장 앞. 여러 트램 노선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복잡한 곳이다. 일반 차량들도 통과가 가능해서 트램과 도로를 공유하고 있고, 종종 노선 버스도 지나다닌다. 그리고 센터 광장으로 접근하는 길 입구로 보행자들도 늘 많다. 반면신호와 같은 특별한 장치는 없다. 보행자들이 트램길과 도로를 적당히 활보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흐름은 느린 속도와 관습화된 약속, 그래서 이루어지는 유기적인 소통에 의해 가능해진다.

우선 사람을 비롯한 모든 움직이는 것들의 흐름은 느리다.

트램-사람- 차량이라는 우선순위의 관습과 같은 약속이 존재하지만, 그와 별개로 모든 움직이는 것들은 서로를 살핀다.

일대일의 소통이자 다대다의 소통이 긴밀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여러 노선의 트램이 세가지 방향으로 들고 나기 때문에, 이곳을 걷는 사람들은, 트램 번호에 따른 진행방향을 숙지하고 있을때 여유로울 수 있다.



링크된 영상에서 위쪽 높은 첨탑 교회방향으로 진입하는 9번 등의 트램이 우측에서 다가오고 있을때 사진 아래쪽 사람들은 그 트램이 아무리 가까이 다가오더라도 위협을 느끼지 않고 왼쪽 방향 등으로 자연스럽게 이동이 가능한 것이다. 반면 우측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는 6번 등의 트램이 다가오고 있다면 아래쪽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춰야 한다.

도시의 공간은 그곳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편리해야 하다.
반면 그 공간을 찾은 외지인들에게는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들까지도 다 편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주민편리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만약 저 교차로에 트램의 진행방향을 몰라 당황할 관광객들을 위해 신호나 다른 장치를 설치한다면, 관습화된 소통에 의한 일상의 흐름은 깨진다. 그러면 주민들은 불편해진다.

Urban Communication, 도시공간소통의 기본 원칙이 되어야 할 부분이다.